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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없는 비자문제, 먹구름 낀 강정호의 2018년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1-04 11:16


◇해가 바뀌었어도 강정호의 비자 발급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2018년 새해가 힘차게 문을 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난 한해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로운 희망을 품은 채 의욕을 불태우는 시기다.

그러나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 때문에 고민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의 강정호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해가 바뀌었어도 여전히 그의 앞길에는 먹구름이 끼어있다. 미국 취업 비자 문제가 먹구름의 핵심이다.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강정호는 일단 올해까지는 피츠버그와 계약이 돼 있다. 2015년부터 시작된 4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2019년에는 구단이 바이아웃 옵션을 갖고 있다. 올해 강정호의 계약 연봉은 300만달러이고, 2019년에 구단이 계약을 연장하면 550만달러를 받지만, 포기할 경우 강정호는 25만달러만 받고 FA시장에 나온다.

그러나 이는 강정호가 정상적인 신분일 때의 시나리오다. 현실은 다르다. 이미 강정호는 지난해부터 연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 재판까지 받고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앞서 저지른 2번의 음주운전 경력이 치명타였다. 이로 인해 취업비자가 거부당해 2017시즌에 미국에 들어가지 못했다. 현재로서도 이 때의 상태에서 그다지 바뀐 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 주한 미국대사관 측에서 범죄 경력이 있는 강정호에게 취업 비자를 내주지 않고 있다. 엄격히 강화된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이민 및 비자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금까지 피츠버그 구단은 꾸준히 강정호를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애를 써 왔다. 그가 2015~2016시즌에 보여줬던 기량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강정호는 피츠버그의 주요 전력 중 하나였다. 그래서 강정호를 어떻게든 팀에 합류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컴백이 가져올 전력 상승 요인을 기대한 까닭이다.

하지만 피츠버그 구단은 바보가 아니다.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선수를 기다리느라 눈에 보이는 전력 공백을 방치할 순 없다. 그래서 다방면으로 3루 요원 확보에 주력했다. 그 결과 현재 피츠버그 3루수 뎁스 차트에서 강정호는 5순위로 밀려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초에 나온 프랭크 쿠넬리 사장과 닐 헌팅턴 단장의 발언 역시 피츠버그가 이제 더 이상 강정호에 미련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헌팅턴 단장은 심지어 "그런 일(강정호 복귀)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는 말까지 했다.

이는 피츠버그가 강정호에 대해 이미 현실적인 계산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강정호의 대체자원 확보와 비용 절감의 양 측면에서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졌다. 지난해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제한 선수로 지정하고 연봉 지급을 중단했다. 부상 외의 이유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선수에게 연봉을 지급할 순 없다는 이유다. 이 덕분에 2017년 연봉 275만달러에 대한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 올해도 여전히 제한 선수로 분류할 듯 하다. 피츠버그 구단은 또 300만달러를 아낄 수 있다. 이런 상태를 유지하다 2019년에 바이아웃 옵션을 사용하면 25만달러만 주고 관계를 청산할 수 있다. 피츠버그 구단은 더 이상의 손실을 감수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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