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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소금 뿌린다고 바닷물 안된다'는 말이 있다. 새 인물들이 가져올 변화의 폭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KBO리그는 최근 4년간 극심한 '타고투저' 때문에 경기시간 지연과 같은 경기력 저하 현상이 두드러졌다. 2017년 전체 타율과 평균자책점은 2할8푼6리, 4.97이었다. 2016년의 2할9푼, 5.17에서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타고투저는 KBO리그의 고민거리다. 타율은 최근 4시즌 가운데 그래도 가장 낮았으나, 홈런수는 역대 한 시즌 최다인 1547개가 터졌다.
이런 상황에서 리그를 주름잡던 '과거의 용사들'이 돌아왔다. 타고투저가 조금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박병호는 미국 진출 이전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2014~2015년에는 각각 52, 53홈런을 치며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두 시즌 연속 50홈런을 기록했다. 최근 2년 연속 홈런왕인 SK 와이번스 최 정과 치열한 대포 전쟁이 기대되는 선수임이 틀림없다. 뿐만 아니라 박병호는 미국 진출 이전 3년 연속 3할대 타율을 올리며 정교함도 자랑했다.
황재균 역시 만만치 않은 타격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공백 기간이 1년 밖에 안돼 적응력 면에서 박병호나 김현수보다는 유리한 점이 있다. 2016년 타율 3할3푼5리, 27홈런, 113타점을 올린 황재균은 kt 타선에서 3번 또는 4번타자로 기용될 공산이 크다. 그만큼 타점을 생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인데, 타점 경쟁에서 황재균의 이름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세 선수는 같은 부담을 안고 있다. 거액을 받고 복귀했으니 소속팀에서 해야 할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만큼 잔뜩 실망한 팬들에게 무엇이든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할 것이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특급' 외국인 투수들과 상대해야 하고, 박병호와 김현수의 경우 새 구장인 고척 스카이돔과 대구라이온즈파크가 생소할 수 있다.
이들이 이 같은 난관을 뚫고 KBO리그의 강자로 팬들의 사랑을 다시 얻을 수 있을 지 '무술(戊戌)년' 프로야구의 흥미로운 볼거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