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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블럼-후랭코프, 2016년 니퍼트-보우덴을 기대하며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12-31 08:23


린드블럼. 스포츠조선DB

세스 후랭코프. ⓒAFPBBNews = News1

새로운 외국인 투수 듀오가 2016년의 찬란한 성적을 재현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는 2018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현역 은퇴를 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었던 더스틴 니퍼트와 과감한 작별을 택했다.

2011년부터 무려 7시즌 동안 뛰었던 니퍼트는 두산 마운드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7시즌 동안 10승을 달성하지 못한 시즌은 부상으로 공백이 길었던 2015년 딱 한번(6승) 뿐이다. 그 외 6시즌은 모두 두자릿수 승리를 챙겼고, 2011년에는 15승, 2016년에는 22승으로 역대 외국인 투수 3번째 20승 이상을 달성했다. 그가 7시즌 동안 책임진 승수는 94승. 그만큼 외국인 투수로는 최고의 활약을 해줬기 때문에, 니퍼트와 결별을 택했다는 것은 새로 영입한 투수들이 그만큼의 성적을 내주길 바라는 구단의 계산도 깔려있다.

두산과 다음 시즌 함께할 외국인 투수는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다. 비교적 린드블럼은 계산이 되는 선수다. KBO리그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롯데에서 뛴 3시즌 동안 2015~2016시즌 2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했다. 강속구 피쳐로 구속이 워낙 빨라 '긁히는' 날에는 쉽게 칠 수 없는 묵직한 공을 뿌린다.

물론 린드블럼이 니퍼트와 비견할 만한 성적을 내주기 위해서는 '복불복'을 줄여야한다. 공이 빠른 대신에 제구가 어긋나는 날에는 집중타를 맞을 확률이 높은 투수다. 또 피홈런이 많아 장타를 허용할 확률이 크다는 것이 단점이다. 두산의 홈이 투수친화적인 잠실구장이라는 사실이 린드블럼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물음표가 더 큰 것은 후랭코프다. 두산이 새로운 투수를 데리고 온다고 했을 때, 후랭코프의 이름만 듣고 누군지 아는 관계자는 없었다. 그만큼 잘 알려져있지 않은 선수다. 그도 그럴 것이 8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었고, 올해 시카고 컵스에서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1경기가 전부였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 경험이 많지는 않다. 통산 266경기 중 선발로 나선 경기는 70경기. 하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전향을 했고,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한 것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또 두산이 파악한 후랭코프의 장점은 날카로운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땅볼 유도 능력. 마이너리그에서 631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235개만 허용했다. 선발로 주로 뛴 올 시즌에도 166⅔이닝 동안 119탈삼진 47볼넷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제구를 자랑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그라운드/플라이볼 비율도 1.40을 기록할만큼 땅볼 유도 능력이 좋기 때문에 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두산 내야진과의 수비 조합도 기대해볼만 하다.

물론 린드블럼-후랭코프 새 조합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 조합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니퍼트와 보우덴은 2016시즌 각각 22승, 18승으로 40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당시 두산이 압도적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2017년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던 두산이 다음 시즌 설욕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가 남아있는 물음표를 지워줘야 가능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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