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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줄다리기'가 드디어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양현종이 올해 너무나 대단한 성적을 내며 계산이 복잡해진 것. 양현종은 올해 정규시즌 20승4패에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하며, 다승 공동 1위에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또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완봉승, 5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거두며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놨다. 그 기세로 한국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다. 독보적인 KBO리그 최고투수였다.
양현종은 이런 엄청난 성적과 팀 기여도에 합당한 대우를 원했다. KIA 역시도 '최고대우'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그래서 재계약에 일찍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은 약 두 달간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필 모기업의 경영난 문제가 겹치며 KIA가 선뜻 양현종 측의 요구를 맞춰주지 못했다. 그러나 수 차례 협상 끝에 총액 부분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일치를 봤다. 그런데 이번에는 옵션 금액과 내용에 관해 양현종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며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이렇게 팽팽히 맞선 재계약 협상이 2개월 간 이어지며 이상 기류에 대한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해를 넘기게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KIA 조계현 신임단장이 협상 주체가 되면서 분위기가 돌변했다. 올해까지 3년간 수석코치로 현장에서 양현종과 함께 호흡을 맞춰 온 조 단장은 양현종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조 단장은 27일밤 양현종과의 통화에서 양현종의 요구 사항을 대부분 수용할 것을 약속해 순식간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양현종 역시 조 단장의 진심어린 제안을 받아들이고 28일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제 양현종은 2018시즌에도 변함없는 KIA의 에이스로 'V12'를 향한 힘찬 투구를 이어간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