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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KIA와 1년 23억 재계약, 이대호 벽은 넘지 못했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7-12-28 17:11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KIA의 우승이 확정된 후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양현종이 헥터와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10.30.

길었던 '줄다리기'가 드디어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2017 KBO리그 최고투수 양현종이 결국 친정팀 KIA 타이거즈와 재계약했다. KIA 구단은 28일 '양현종과 1년 총액 23억원에 재계약 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옵션이 추가돼 총액은 3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기준으로 3년 계약이라고 환산하면 총액 105억원이 된다. 여기에 올해 보장금액 22억5000만원에 옵션으로 수확한 7억5000만원을 합친 총액 30억원을 더하면 결국 양현종은 일반적인 FA 4년 계약 기준 총액 135억원에 해당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셈이다. 투수로서는 최고액이지만, 역대 FA 최고액인 롯데 이대호(4년 150억원)의 계약을 넘지는 못했다.

2개월에 걸친 팽팽한 협상이었다. 양현종은 시즌을 마친 뒤 공개적으로 친정팀 KIA에 대한 애정을 피력했다. KIA 역시 팀의 에이스이자 올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의 주역인 양현종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양측은 계약 조건에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양현종이 올해 너무나 대단한 성적을 내며 계산이 복잡해진 것. 양현종은 올해 정규시즌 20승4패에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하며, 다승 공동 1위에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또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완봉승, 5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거두며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놨다. 그 기세로 한국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다. 독보적인 KBO리그 최고투수였다.

양현종은 이런 엄청난 성적과 팀 기여도에 합당한 대우를 원했다. KIA 역시도 '최고대우'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그래서 재계약에 일찍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은 약 두 달간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필 모기업의 경영난 문제가 겹치며 KIA가 선뜻 양현종 측의 요구를 맞춰주지 못했다. 그러나 수 차례 협상 끝에 총액 부분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일치를 봤다. 그런데 이번에는 옵션 금액과 내용에 관해 양현종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며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옵션 내용이 협상의 핵심이었던 것이다. 양현종 측은 "지난해 1년 계약 당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옵션이 걸려 있었다. 거의 모든 면에서 한 팀의 에이스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며 "양현종이 혼신의 노력으로 그 옵션을 모두 채우고 팀에 기여한 만큼 이번에는 옵션 수준을 좀 더 낮춰달라는 게 요구 사항이었다"고 밝혔다. KIA가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이렇게 팽팽히 맞선 재계약 협상이 2개월 간 이어지며 이상 기류에 대한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해를 넘기게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KIA 조계현 신임단장이 협상 주체가 되면서 분위기가 돌변했다. 올해까지 3년간 수석코치로 현장에서 양현종과 함께 호흡을 맞춰 온 조 단장은 양현종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조 단장은 27일밤 양현종과의 통화에서 양현종의 요구 사항을 대부분 수용할 것을 약속해 순식간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양현종 역시 조 단장의 진심어린 제안을 받아들이고 28일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제 양현종은 2018시즌에도 변함없는 KIA의 에이스로 'V12'를 향한 힘찬 투구를 이어간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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