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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로사리오 2년간의 기억, 칭찬만 남았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12-09 23:13


윌린 로사리오(오른쪽). 스포츠조선DB

한화 이글스에서 2년간 뛰었던 윌린 로사리오의 이적 소식이 지난 9일 전해졌다. 복수의 일본언론과 미국 언론이 동시에 발표했다. 행선지는 익히 알려진 대로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연봉 4억엔(약 40억원), 2년 계약에 최대 800만달러(약 88억원)를 받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화 관계자는 "연봉이 3억엔을 훨씬 넘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시즌중에 한신이 로사리오측에 오퍼를 넣은 것으로 안다. 지난달 미국에서 로사리오를 만나자 '그동안 고마웠다'는 작별인사를 먼저 건넸다"고 했다.

올시즌 한화에서 발표한 로사리오의 연봉은 150만달러였고, 옵션 등을 포함하면 그보다 많다. 미국 현지에서는 로사리오의 올해 연봉이 250만달러라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한화 구단은 협상과정에서 에이전트의 희망액이 부풀려졌다며 부인했다. 올해 연봉이 200만달러 안팎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몸값이 1년만에 두배로 뛴 셈이다. 한화는 로사리오와의 재계약을 원했지만 머니게임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로사리오는 한동안 한화의 외국인타자 전설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 자기관리, 팀에 대한 헌신, 동료에 대한 배려가 특별했기 때문이다.

로사리오는 만 27세였던 지난해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의 주전포수로 한시즌 28홈런을 때린 적이 있는 거포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5시즌에서 447경기를 뛰며 타율 2할7푼3리 71홈런 241타점을 기록했다.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선 이미 유명인사.

2016년 시즌 초반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자 특타와 레슨을 자청했다. 콧대높은 예전 메이저리거들과는 달랐다. 2016년 타율 3할2푼1리에 33홈런 120타점으로 한화 외국인타자 최다타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올시즌에는 시즌 초반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힘겨워했다. 시즌 초반 2군에서 혹독한 시간을 보낸 뒤 복귀후 상승세를 탔다. 타율 3할3푼9리에 37홈런 111타점.

로사리오는 성실했다.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매일 오전 쉼없이 스트레칭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만 17세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거르지 않고 개인훈련을 했다. 리그에 상관없이 독하게 지킨 자신과의 약속이었다. 이상군 감독대행, 박종훈 단장, 구단 프런트 직원 등 매일 아침 몸을 단련하는 로사리오를 보고 놀란 이가 한 둘이 아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매사 흐트러지는 법도 없었다. 한화의 몇몇 어린 선수들도 로사리오의 몸관리에 자극을 받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을 올렸다.

포수 포지션에 대한 애착이 컸지만 팀이 원하면 1루수도 보고, 외야수 준비를 위해 글러브도 챙겼다. 올해 알렉시 오간도의 등판때 포수마스크를 쓸 당시 팀동료들로부터 약간의 오해를 샀다. 로사리오는 라커룸에서 직접 동료들에게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진심을 전달했고 오해는 말끔히 풀렸다. 동료들 사이에 인기가 참 좋았다.

중남미 선수들이 다혈질이고 불성실하다는 것은 선입견일 뿐이었다. 한화 관계자는 "로사리오는 최고의 외국인 타자였다. 제2의 로사리오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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