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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과 역대 3위 98억원 계약에 담긴 의미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11-26 11:04


롯데 자이언츠가 내부 FA 손아섭과 4년 98억원에 재계약했다. 계약서에 사인을 한 뒤 이윤원 단장(왼쪽)과 손아섭이 31번이 적힌 그의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14년을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한 포수 강민호가 지난 21일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산 팬들은 일제히 롯데 구단을 향해 실망감과 함께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다. 사직구장에 울려퍼진 "롯데의 강민호~"라는 응원가가 말해주듯, 강민호가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롯데는 당시 강민호에게 제안한 4년 80억원은 나름 최선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공수에 걸쳐 주력 선수 한 명이 빠진 충격은 롯데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오키나오에서 마무리 훈련중인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더이상의 전력 이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돼 버렸다. 또다른 내부 FA 손아섭과의 재계약은 필수 과제였다.

롯데는 그동안 에이전트를 통해 4~5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변수가 있었다. 이달 초 메이저리그에서 손아섭의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롯데와의 재계약 협상이 길어질 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다. 롯데는 손아섭의 마음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4년가 최대 98억원의 조건이다. 여기에는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포함돼 있다. 인센티브 조건은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구단 발표 자료에 따르면 역대 몸값 순위에서 손아섭은 팀 동료인 이대호(150억원), KIA 타이거즈 최형우(100억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7년 롯데에 입단한 손아섭은 올해까지 11년 통산 3할2푼5리의 타율과 115홈런, 574타점, 774득점, 156도루를 마크했다. 올시즌에는 144게임 전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5리, 20홈런, 80타점, 113타점, 193안타를 때렸다. 롯데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타격의 정확성과 기동력을 고루 갖춘 손아섭이 없는 롯데는 지금의 전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FA 시장 공략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롯데 프런트는 손아섭의 필요성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고 한다. 나이로 보나 기량으로 보나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 어디에서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타자가 바로 손아섭이라는 것이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최선을 다해서 잡으려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메이저리그 쪽 문제 때문에 시간이 좀 걸렸는데, 사실 본인도 팀을 위해 뛰고 싶다는 뜻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계약 후 손아섭은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되고 지금까지 다른 팀에서 뛸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꿈보다 우리 팀의 우승이라는 꿈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FA계약을 했다고 해서 나 자신이 나태해지진 않을 것이다.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내년 시즌도 최선을 다해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멋진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88년생인 손아섭은 내년 30세, 계약기간 4년이 끝나면 33세가 된다. 일단 롯데에서 장기간 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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