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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과제 공존' 선동열호, 오늘의 패배를 기억하라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11-19 21:3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17'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다. 일본 5회말 1사 만루 도노사키 적시타때 2루주자 곤도가 홈에서 포수 한승택에게 아웃되고 있다.
도쿄돔(도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11.19/

쓰린 패배 속에서도 희망을 봤다. 보완해야 할 과제도 확인했다. 야구 대표팀이 일본전 패배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야구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0대7로 완패를 떠안았다.

최종 성적 1승2패. 일본도, 대만도 만만치가 않았다. 개막전에서 초반에 타선이 터지면서 일본과 비등비등한 경기를 했지만 패했고, 이튿날 대만을 만나 천관위의 투구에 고전해 1대0 신승을 거뒀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 끝에 결승전에서 일본을 다시 만났지만 오히려 전력 차이를 확인하고 완패를 당했다.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투타 모두 일본에 철저히 밀렸다. 대표팀이 가지고 있던 약점들을 민낯 그대로 고스란히 보여준 경기나 다름 없었다. 투수들이 가진 제구력의 정교함은 일본 투수들에 비해 떨어지고, 젊은 거포가 부족한 실정도 득점력 부족으로 이어졌다. 또 대표팀 구성 당시 부상 선수 속출로 베스트 전력을 꾸리지 못하면서, 전문 1루수와 3루수가 없었던 것 역시 타선 약화로 이어졌다. 칼제구를 뽐내는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제대로 된 출루 기회도 얻지 못하면서, 주루 플레이나 작전 수행은 시도할 틈도 없었다.

APBC는 선동열 대표팀 전임 감독 체제에서 처음 출전한 대회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같은 큰 대회에 비해 심적 부담도 덜하고, 비교적 편안하게 다양한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 KBO가 일본, 대만에 APBC 신설을 먼저 제안한 원인도 전임 감독 체제를 하루빨리 시행하고, 장기적인 플랜을 짜 강한 대표팀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다.

공수주 모두 보강할 부분이 필요하지만, 반대로 희망도 봤다. 한국은 참가국 중 유일하게 '와일드카드' 제도를 쓰지 않은 팀이다. 전력이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일본마저도 '와일드카드'로 4번타자, 주전 포수, 핵심 불펜을 발탁했다. 알짜배기 선수들을 쏙쏙 골라 전력 자체가 탄탄해졌다.

반면 선동열 감독은 '와일드카드' 없이 젊은 선수들에게 한명이라도 더 기회를 주겠다는 처음 기조를 유지했다. 이 부분 역시 성공적이다. 만약 한국도 '와일드카드'로 핵심 선수들을 발탁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이기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또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실패로 대표팀에 쏟아졌던 비난도 이번 젊은 대표팀을 통해 융화했다. 밝고, 패기 넘치고, 열정적인 대표팀을 분위기를 탈바꿈했다.


선동열호 출범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 대회는 본격적인 항해를 위한 첫 걸음이었다. 결승전 쓰라린 패배를 기억한다면, 훗날 이 아쉬움을 만회할 기회가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


도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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