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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린 패배 속에서도 희망을 봤다. 보완해야 할 과제도 확인했다. 야구 대표팀이 일본전 패배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투타 모두 일본에 철저히 밀렸다. 대표팀이 가지고 있던 약점들을 민낯 그대로 고스란히 보여준 경기나 다름 없었다. 투수들이 가진 제구력의 정교함은 일본 투수들에 비해 떨어지고, 젊은 거포가 부족한 실정도 득점력 부족으로 이어졌다. 또 대표팀 구성 당시 부상 선수 속출로 베스트 전력을 꾸리지 못하면서, 전문 1루수와 3루수가 없었던 것 역시 타선 약화로 이어졌다. 칼제구를 뽐내는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제대로 된 출루 기회도 얻지 못하면서, 주루 플레이나 작전 수행은 시도할 틈도 없었다.
APBC는 선동열 대표팀 전임 감독 체제에서 처음 출전한 대회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같은 큰 대회에 비해 심적 부담도 덜하고, 비교적 편안하게 다양한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 KBO가 일본, 대만에 APBC 신설을 먼저 제안한 원인도 전임 감독 체제를 하루빨리 시행하고, 장기적인 플랜을 짜 강한 대표팀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다.
반면 선동열 감독은 '와일드카드' 없이 젊은 선수들에게 한명이라도 더 기회를 주겠다는 처음 기조를 유지했다. 이 부분 역시 성공적이다. 만약 한국도 '와일드카드'로 핵심 선수들을 발탁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이기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또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실패로 대표팀에 쏟아졌던 비난도 이번 젊은 대표팀을 통해 융화했다. 밝고, 패기 넘치고, 열정적인 대표팀을 분위기를 탈바꿈했다.
선동열호 출범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 대회는 본격적인 항해를 위한 첫 걸음이었다. 결승전 쓰라린 패배를 기억한다면, 훗날 이 아쉬움을 만회할 기회가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
도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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