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1승 후 3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박빙을 예상했던 승부에서 두산은 너무 쉽게 승리를 KIA 타이거즈에 헌납하고 있다.
야구는 '멘탈게임'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특히 단기전에서는 경기의 분위기, 그리고 선수들의 '마인드'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두산은 현재 이 '마인드'의 중심을 잡아줘야할 클린업 트리오가 흔들리고 있어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다.
사실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 등 두산의 클린업 트리오는 '승리의 역사'만 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와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도 이들은 두산의 주축이었다. 김현수가 떠난 후 지난 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할 때 '판타스틱4'와 함께 이들의 힘이 가장 컸다.
물론 승리를 할 때는 이같은 마인드가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패전이 거듭되다보면 '승리 유전자'만 가진 이들이 흔들릴 가능성은 다분하다.
조급해진 이들의 모습은 경기 내용만 봐도 알 수 있다. 4차전에서 김재환은 첫 타석에서 2구만에 타격, 두번째 타석에서 3구만에 타격, 세번째 타석에서 5구만에 헛스윙 삼진, 네번째 타석에서 7구만에 볼넷, 다섯번째 타석에서 3구만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두 타석을 제외하고는 4구를 기다리지 못했다. 오재일과 박건우도 비슷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조급함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다.
이같은 부담을 넘어서야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이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조급함보다는 여유로움, 이것이 현재 두산의 클린업트리오에게 필요한 '미덕'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