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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계속 져도 양의지-김재호, 확률 대 확률 싸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10-30 09:54 | 최종수정 2017-10-30 09:54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KIA와 두산의 경기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2사 1, 2루 두산 양의지가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된 후 허탈해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10.29/

내보내면 지는데도, 그들을 선택하는 이유는?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이번 시리즈는 두산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로 시끌시끌하다. 그 중심에는 국가대표 듀오 포수 양의지와 유격수 김재호가 있다. 두산은 두 사람이 선발로 출전한 2, 3, 4차전을 내리 패했다. 그 중심에 두 사람의 부진이 있었다. 양의지는 13타수 무안타 5삼진(1차전 지명타자 출전), 김재호는 9타수 무안타 4삼진을 기록중이다. 상위 타선은 엄청나게 강한 두산인데, 두 사람이 배치된 중하위 타순에서 아웃카운트 2개가 자동으로 올라가자 경기를 쉽게 풀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김재호는 4차전 치명적인 실책까지 저질렀다. 2차전에서도 1회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평범한 타구 실책을 저질렀던 김재호였다. 특히, 두 사람은 0대1로 패한 2차전 협살 플레이에서 상대에 허무하게 득점을 내주는 장면을 같이 연출해 비판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런데 두 사람 부진에 대한 비난, 선수가 아니라 감독에게 향하고 있다. 왜 두 사람을 고집스럽게 투입하느냐는 것이다. 두 사람은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김재호는 8월 말 다친 왼쪽 어깨 부상 때문에 플레이오프 엔트리 승선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그리고 옆구리도 좋지 않다고 한다. 제대로 스윙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수비 순발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양의지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허리를 삐끗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그 부상 여파로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워낙 능력 좋은 포수라 수비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방망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두 사람의 부상은 문제였다. 둘을 대신해 포수 자리에는 박세혁, 유격수 자리에는 류지혁이 들어갔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공백을 잘 메웠다. 플레이오프 통과 후 한국시리즈 1차전에도 두 사람이 선발로 출전해 5대3 승리를 합작해냈다. 눈에 띄는 활약은 아니었지만, 두 사람이 연속 선발 출전한 플레이오프 4차전과 한국시리즈 1차전 연속 승리 기운이 있었다.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두산 김재호가 삼진아웃 당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10.29.
하지만 김 감독은 1차전 승리 후 2차전 두 사람 대신 양의지와 김재호를 선택했다. 이 선택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중요한 1차전을 잡았다. 그 사이 몸이 좋지 않던 양의지와 김재호가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감독 입장에서는 2차전 주축 선수들을 투입하며 상대 기선을 완벽히 제압하고자 했을 것이다. 상대 선발 라인업을 보고 경기 전 주눅이 들 수 있는 게 야구 경기다.

그리고 확률도 높다. 야구는 확률의 게임이다. 그래서 3할타자가 2할타자보다 대우를 받는다. 야구를 밖에서 지켜보는 관계자나 팬들은 "왜 저 상황에서 늘 저 타자, 저 투수만 쓰느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현장 지도자들은 '애버리지'를 절대 무시하지 않는다. 컨디션, 감각 등도 중요하지만 결국 평소 선수가 보유하고 있는 성적이 결과물로 나온다고 믿는다. 많은 감독들이 "몇 경기 잘한 선수를 왜 계속 기용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 선택은 결코 쉽지 않다. 그 선수가 계속 잘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결국 결과론적 얘기다. 양의지와 김재호가 잘해 두산이 이겼다면 김 감독의 용병술은 '신의 한 수'로 평가받았을 것이다. 김 감독은 박세혁-류지혁 콤비가 만들어낸 상승 확률과 양의지-김재호 콤비의 '애버리지'확률 중 후자를 선택한 것 뿐이다.

물론, 비판 세력의 의견도 마냥 무시할 건 아니다. 양의지와 김재호가 정상 컨디션이라면 부진과 관계 없이 믿음의 용병술이 지지를 받을 수 있지만, 두 사람은 명백하게 몸상태가 좋지 않다. 특히, 김재호는 타격에서 극명하게 정규시즌과 다른 모습이다.


과연 김 감독은 벼랑끝 5차전 어떤 확률을 선택할까. 일단, 김 감독은 양의지와 김재호를 밀고나갈 것임을 암시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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