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his story] 롯데 살린 레일리, 명품 좌완 변신 비결 있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10-09 17:16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2017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1사 1루 롯데 레일리가 NC 모창민의 중견수 플라이에 이어 귀루하던 1루주자 김태군까지 잡아내는 더블플레이로 이닝이 종료되자 환호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10.09/

브룩스 레일리가 명품 좌완으로 변신한 데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레일리가 롯데 자이언츠를 살렸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레일리의 역투에 힘입어 1대0으로 신승했다. 1차전 패배로 기가 죽었던 롯데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1-1 균형을 맞추며 원정지 마산으로 이동하게 됐다.

레일리를 위한 한판이었다. 레일리는 6회 상대 부러진 배트에 맞는 불의의 부상 전까지 5⅓이닝 4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무4사구를 기록할 만큼 완벽한 제구를 선보였다. 부상만 없었다면 최소 6회, 길게는 7회까지 끌어줄 페이스였다. 부상은 안타까웠지만, 어찌됐든 롯데는 레일리의 호투를 발판 삼아 귀중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직구, 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km에 그쳤지만, 공 끝에 힘이 있었고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커브를 기가 막히게 던지며 NC 강타선을 요리했다.

레일리는 올 정규시즌 13승7패 평균자책점 3.80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시작부터 좋은 건 아니었다. 반전이 있었다. 6월18일 넥센 히어로즈전 패배까지 3승7패에 그쳤으나, 그 뒤 거짓말같이 달라지며 패전 없이 승수만 10승을 더했다. 특히, 9월 나온 4경기 모두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롯데의 대반전을 이끈 주인공이 됐다.

레일리는 이종운 전 감독의 눈에 띄어 스카우트가 돼 2015 시즌부터 뛰었다. 세 시즌 동안 상대팀들이 레일리를 많이 상대했다. 특히, 강한 우타자가 많은 팀들에 약했다.

올해 갑작스럽게 좋아진 모습.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투구폼도, 구종도 똑같다. 하지만 작은 비밀이 숨어있었다. 조원우 감독은 레일리의 상승세에 대해 "김원형 수석코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코치가 마법이라도 부린 것일까.

김 코치는 레일리의 체인지업을 주목했다. 구속이 너무 빠른 게 문제였다. 레일리가 체인지업이든, 커브든 속도를 내려는 모습을 포착했다. 조 감독은 "투수가 던지는 공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체인지업은 다르다. 오히려 구속이 떨어져 직구와 차이가 많이 나야 타자가 더 헷갈린다. 떨어지는 각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초반 장타를 많이 허용한 것도 이 체인지업이 문제였다. 체인지업이 빠르니 타자들이 직구를 노리고 나오는 스윙에도 얻어 걸리는 타구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배트가 돌아나오다 밋밋한 체인지업이 스윙 궤도 앞쪽에서 걸리면 타구가 제대로 찍혀 맞아 타구가 멀리 나가는 경우가 많다.

NC전 레일리의 체인지업은 130km 초중반대에서 형성됐다. 시즌 초에는 이 체인지업이 쓸 데 없이 빨라 130km 중후반대까지 찍혔었다. 커브도 120km 초반대에 형성되자 더 위력을 발휘했다. 레일리는 92개의 공 중 57개를 직구와 투심패스트볼로 선택했다. 그리고 적시 적소에 각 17개씩의 체인지업과 커브가 승부구로 들어갔다.


레일리의 호투 속 반전에 성공한 롯데. 과연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 더 레일리의 명품 투구를 감상할 수 있을까.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또 터졌다. 프로토 78회 해외축구 필살픽 1395% 적중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