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룩스 레일리가 명품 좌완으로 변신한 데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레일리는 올 정규시즌 13승7패 평균자책점 3.80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시작부터 좋은 건 아니었다. 반전이 있었다. 6월18일 넥센 히어로즈전 패배까지 3승7패에 그쳤으나, 그 뒤 거짓말같이 달라지며 패전 없이 승수만 10승을 더했다. 특히, 9월 나온 4경기 모두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롯데의 대반전을 이끈 주인공이 됐다.
레일리는 이종운 전 감독의 눈에 띄어 스카우트가 돼 2015 시즌부터 뛰었다. 세 시즌 동안 상대팀들이 레일리를 많이 상대했다. 특히, 강한 우타자가 많은 팀들에 약했다.
김 코치는 레일리의 체인지업을 주목했다. 구속이 너무 빠른 게 문제였다. 레일리가 체인지업이든, 커브든 속도를 내려는 모습을 포착했다. 조 감독은 "투수가 던지는 공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체인지업은 다르다. 오히려 구속이 떨어져 직구와 차이가 많이 나야 타자가 더 헷갈린다. 떨어지는 각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초반 장타를 많이 허용한 것도 이 체인지업이 문제였다. 체인지업이 빠르니 타자들이 직구를 노리고 나오는 스윙에도 얻어 걸리는 타구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배트가 돌아나오다 밋밋한 체인지업이 스윙 궤도 앞쪽에서 걸리면 타구가 제대로 찍혀 맞아 타구가 멀리 나가는 경우가 많다.
NC전 레일리의 체인지업은 130km 초중반대에서 형성됐다. 시즌 초에는 이 체인지업이 쓸 데 없이 빨라 130km 중후반대까지 찍혔었다. 커브도 120km 초반대에 형성되자 더 위력을 발휘했다. 레일리는 92개의 공 중 57개를 직구와 투심패스트볼로 선택했다. 그리고 적시 적소에 각 17개씩의 체인지업과 커브가 승부구로 들어갔다.
레일리의 호투 속 반전에 성공한 롯데. 과연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 더 레일리의 명품 투구를 감상할 수 있을까.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