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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두고 양 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있다.
김민성이 아쉬워하는 하루, KBO가 인정해줄 수 없는 하루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때 그 트레이드
문제는 2010년 롯데 자이언츠와 트레이드에서 발생했다. 넥센은 주전 3루수로 성장한 황재균을 내주고, 내야수 유망주 김민성을 데려오는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7월 20일 일어난 일이다. 보통 다른 구단 트레이드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승인 요청 당일 KBO 허가가 떨어진다. 하지만 이 케이스는 달랐다. KBO가 넥센 구단에 현금 트레이드에 대한 경고를 내린 상태였고, 2010시즌이 끝나기 전에 다시 트레이드를 요청하자 승인을 미뤘다. 정황상 의심이 됐다. 황재균은 1군에 자리를 잡은 선수였고, 김민성은 가능성이 있는 백업 유격수였다. 현금이 얹어진 트레이드로 의심을 살만 했다.
KBO가 승인을 미루면서 김민성은 '붕 뜬' 상황으로 이틀을 보냈다. 트레이드 당일인 20일 롯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1일 넥센 등록을 준비했는데, 승인이 미뤄져 등록을 못했다. 그리고 22일 오후 3시 승인이 최종 확인돼 넥센 선수로 1군에 등록됐다. 김민성이 FA 자격을 채우는데 부족한 하루를 여기서 찾아낸 것이다. 7월 21일에 김민성의 정식 신분은 '1군에서 말소된 롯데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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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입장 차이
김민성은 충분히 억울한 상황있다. 트레이드가 선수 의지에 따른 결정이 아니었고, 구단 상황 때문에 등록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며칠 차이도 아니고, 단 하루 차이라면 이의를 신청할만 하다. KBO도 선수협으로부터 김민성의 FA 등록일에 대한 해석 요청을 받았을 때부터 준비를 해왔다. 소송이나 가처분신청을 낼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이제 해석은 법원에 달려있다. 김민성이 정식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가처분신청을 선택한 것은 시간상 문제로 보인다. 소송을 걸면 몇 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가처분신청은 2~4주 안에 결론이 날 수 있다. 며칠 내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한국시리즈 종료 시점 즈음에 끝날 가능성이 있다. 규정상 한국시리즈 종료 5일 이내에 총재가 FA 자격 선수를 공시하기 때문에, 시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법원은 선수와 KBO 사이에 분쟁이 생길 경우, 대체로 선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최근에는 KBO 편을 들었다. 해외 유턴파 하재훈이 드래프트 참가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물론 법원이 결론을 내려도 상대가 이의를 제기하면 소요 시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만약 김민성이 예상보다 공방이 길어져 FA 공시일을 지나 자격을 인정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례적 케이스라 FA 선언에 문제가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