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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의 맞춤 라인업 변화, 결과는 실패였다.
하지만 까다로운 상대를 만났다. 17일 등판한 롯데의 선발투수는 브룩스 레일리였다. 레일리는 최근 롯데 선발들 가운데 페이스가 가장 좋다. 6월 이전과 이후 전혀 다른 투수로 안정감을 찾았다. 시즌초에는 제구가 잘 잡히지 않으면서 주무기가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6월 중순 이후 제구가 통하기 시작했다.
레일리는 지난 6월 24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9경기 연속 패전이 없다. 6회 이전에 물러난 경기도 한 차례도 없다. 9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약 7이닝을 소화했다. 완벽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이다.
이정후 뿐만 아니라 넥센의 좌타자들이 좌완인 레일리에게 고전했다. 서건창도 12타수 2안타(1홈런) 타율 1할6푼7리를 기록했고, 채태인도 올해는 상대 전적이 없지만 지난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었다. 그래서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와 채태인, 김웅빈 등 좌타자를 대거 제외했다.
작전은 좋았다. 그러나 레일리를 완전히 무너뜨리지 못했다. 넥센은 타선이 두바퀴 돈 이후 본격적으로 공략에 나섰다. 4회말 김민성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후 장영석의 안타로 레일리를 흔들었다. 1사 1,3루에서 박정음이 레일리의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동점 적시 3루타를 터뜨린 것이 컸다. 순식간에 2점을 내준 레일리는 이택근에게 1타점 역전 적시타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이택근은 레일리에게 유독 강한 타자였다. 통산 상대 타율 5할7푼89리(19타수 11안타), 2홈런, 2타점으로 천적의 면모를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1회말 2사 1,2루와 3회말 2사 1,3루. 2아웃 이후 찬스를 만든 상황에서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초반 기선 제압에 실패했고, 3점을 낸 4회말에도 계속되는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마이클 초이스가 외야 뜬공으로 이닝 종료를 시키면서 레일리를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6회말 무사 2루 추가점 찬스까지 놓친 넥센은 끝내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제이크 브리검이 물러난 이후 이보근-김상수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등판했지만 연거푸 실점하면서 패배를 떠안았다.
고척=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