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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8기 박세웅, 2점대 ERA 잃고 10승을 얻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8-13 21:57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5이닝 13안타 5실점의 난조에도 불구,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데뷔 첫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내용이야 어떻든 이기고 볼 일이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7전8기 끝에 마침내 '아홉수'에서 탈출, 시즌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박세웅은 13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5이닝 동안 무려 13개의 안타를 내주고 5실점하는 난조를 보였지만, 동료 타자들의 도움을 받아 데뷔 첫 두자릿수 승수에 입맞춤했다. 롯데의 9대7 승리. 7번 실패후 8번째 10승 도전, 박세웅은 동료들의 도움이 얼마나 소중한 지 새삼 깨달은 경기였다.

박세웅은 지난 6월 25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경기서 시즌 9승을 따낸 뒤 7경기에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소위 '아홉수'에 단단히 걸린 것이다. 7경기 가운데 퀄티티스타트를 5차례 기록했지만, 득점 지원이 적었고 리드 시에는 불펜진이 승리 요건을 날려버리기도 했다. 마음고생이 컸지만, 박세웅은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선발 역할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8번째 10승 도전에 나선 이날 박세웅은 올시즌 가장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았고, 심리적 부담감을 어쩌지 못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3안타를 내준 것이 이날 박세웅의 심신의 상태를 말해줬다. 그러나 5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전력으로 던지며 선발승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 타선은 1-4로 뒤진 4회초 삼성 선발 황수범과 불펜투수 최충연을 상대로 5안타와 3볼넷을 묶어 7점을 추가, 전세를 8-4로 뒤집으며 박세웅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3점차로 앞선 7회초에는 김문호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세웅은 2회 1점, 3회 3점, 5회 1점을 각각 허용했다. 1-0으로 앞선 2회말 1사후 이원석 박한이 이지영에게 연속 3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박세웅은 3회에는 집중 5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지나치게 코너워크를 의식한데다 직구와 포크볼 위주의 볼배합이 삼성 타자들에게 읽혔다. 1사 2루서 이승엽에게 128㎞ 포크볼을 던지다 중월 2루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한 박세웅은 이어 조동찬에게 다시 중전적시타, 계속된 2사 1,3루서 이지영에게 우전적시타를 내줘 1-4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3회까지 투구수가 이미 69개에 이르렀다.

다행히 롯데 타선이 이어진 4회초 공격에서 흐름을 빼앗아왔다. 8-4, 4점차 리드를 안고 4회말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1안타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겼지만, 승리 요건의 '마지막' 관문인 5회는 쉽지 않았다. 선두 러프에게 우측 2루타를 맞고, 조동찬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3점차로 쫓겼다. 이때 조원우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올라가 박세웅을 다독였다. 그때 투구수는 이미 97개. 감독의 격려에 힘을 얻은 듯 박세웅은 이원석을 좌익수 플라이, 박한이의 고의4구 후 이지영을 1루수 땅볼로 제압하며 가까스로 5이닝을 채웠다.

박세웅은 평균자책점이 2.89에서 3.11로 치솟았다. 시즌 내내 유지해온 2점대 평균자책점을 잃는 대신 데뷔 첫 10승을 얻은 셈이다. 혹독한 대가를 치른만큼 박세웅으로선 평생 기억에 남을 경기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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