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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시작막판까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번엔 타선의 핵 김태균이 옆구리 부상을 당했다. 4주 진단이 나왔다. 시즌 아웃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결국 '완전체 한화'는 올시즌 불가능해졌다.
이번에는 복사근(옆구리 근육)이 문제다. 지난주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는 복사근 부상으로 두달을 고생하다 겨우 복귀했다. 오간도가 오자마자 왼손 영건 김범수가 복사근을 다쳐 4주 진단을 받고 2군으로 내려갔다. 시즌 초반엔 외야수 최진행이 역시 복사근 부상으로 두달 넘게 고생한 바 있다. 김태균도 복사근을 다쳤다.
한화 트레이닝 파트는 비상이다. 한화의 한 트레이너는 "담당자로서 무척 송구스럽다. 경기전 선수들의 스트레칭, 보강운동, 유연성 강화운동 등에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28년간 트레이너로 일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특히 같은 부위 부상이 선수들 사이에 동시다발로 생겨 더 힘들다"며 난감해 했다.
이상군 감독대행 역시 '건강한 팀이 우선'이라며 훈련과 트레이닝보다는 충분한 휴식에 주안점을 두고 팀을 이끌고 있었다. 10개구단 중 최고령팀이라는 사실만으로는 이 사태를 설명할 수 없다.
최근 한화 내부에선 부상이나 통증을 참고 경기에 나서는 분위기는 거의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미 가을야구가 물건너 간 상황에서 한화 선수단에 동기부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3연승으로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등 중상위권 팀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하지만 만시지탄이다. 한화 구단은 올시즌 부상방지와 재활시스템의 중요성을 눈으로 목격했다. 부상으로 매번 대체멤버로 시즌을 꾸리다보니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선수층이 두터운 것도 아니다. 10타석 이상을 소화한 야수는 선두 KIA 타이거즈가 19명인데 반해 한화는 무려 26명이나 된다. 부상으로 들락날락한 선수가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뭔가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있으면 내년에도 같은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크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