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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카운트 그 이후가 문제였다.
사실 투구 내용에도 아쉬움은 남았다. 류현진은 5회까지 총 21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79개의 공을 던졌다. 21명 중 18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아웃시킨 타자들은 대부분 빠른 카운트에서 범타로 물러났고, 야수들의 호수비도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하지만 풀카운트 이후가 문제였다. 3회초까지 완벽한 투구를 이어가던 류현진은 4회초 급격하게 흔들렸다. 선두 타자 조 마우어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미겔 사노 타석에서 병살타를 유도한 류현진은 공 3개로 2아웃을 잡은 이후 이닝 종료까지 21개의 공을 더 던졌다.
에스코바에게 풀카운트에서 던진 90마일(약 144㎞)짜리 커터는 경기 초반부터 제구가 잘 안되는 구종이었다. 결국 볼넷이 됐고, 이후 주무기임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상대 타자들이 영리하게 공략했다. 로사리오와 카스트로가 류현진을 상대로 쳐낸 2루타 모두 포심패스트볼을 때려낸 결과였다.
좌타자에 대한 약점도 어김 없이 드러났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3할5푼9리를 기록하고 있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0.249)에 비해 훨씬 높다. 수술 전 시즌인 2014년에는 좌타자 상대 2할8푼3리로 올해보다 훨씬 낮았다.
4회에 류현진이 고전한 타자들 모두 좌타자였다. 에스코바와 그로스만은 스위치 히터지만, 류현진을 상대로 좌타석에 섰다. 5회에 안타를 내준 선두 타자 잭 그라니테 역시 좌타자다. 피안타 5개 중 미겔 사노에게 1회초에 허용한 안타를 제외하고 4개를 좌타자에게 허용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