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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1위 9번타자 김선빈이 말하는 잘치는 이유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07-13 08:12


2017 KBO리그 KIA와 SK의가 경기가 4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KIA 김선빈이 좌전 안타를 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04.

"9번타자가 타격 1위면 말 다한 거 아닌가"라는 말로 KIA 타이거즈의 타선을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하위 타선 중에서도 잘 못치는 타순인 9번타자가 타격 1위이니 다른 타자들의 성적은 당연히 높다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타격을 보여주는 KIA의 9번 타자는 김선빈이다. 진짜 타격 1위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둔 12일 현재 타율 3할8푼2리를 기록하고 있다. 쳤다하면 안타이다보니 한경기에서 고의4구를 3번이나 얻기도 했다.

상무에서 제대하고 돌아온 김선빈은 팬들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격 1위를 달리면서 107개의 안타를 쳤는데 이는 자신의 한시즌 최다안타인 2012년의 124개에 육박하고 있다. 24개의 2루타는 이미 시즌 최다 기록이고, 48타점도 2012년에 기록한 자신의 최다 타점인 55타점에 7개차밖에 나지 않는다.

김선빈은 "나도 어이가 없다"며 타격 1위를 하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빗맞힌 것이 안타가 되기도 했고, 내야안타도 더러 있었다. 운이 좋았다"라고 했다. 아무리 운이 좋았다고 해도 3할8푼2리라는 높은 타율을 운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듯.

스스로 크게 바뀐 것은 없다고 하는데 이렇게 향상된 원인이 무엇일까. 얘기를 나누다보니 조금씩 비밀이 드러났다.

상무에서 뛰면서 여러가지를 실험할 수 있었고, 그것이 복귀한 뒤의 타격에 도움이 됐다. 김선빈은 입대전까지 주로 밀어치는 타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밀어치기도 하지만 당겨쳐서 만든 안타가 늘었다.

2012년엔 좌측으로 날아간 타구가 156개(38.5%), 가운데로 날아간 타구가 95개(23.5%), 우측으로 날아간게 154개(38%)로 우측으로 날린 타구가 다른 선수들보다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좌측으로 100개(40%), 가운데로 66개(26.4%), 우측으로 84개(33.6%)로 좌측으로 날아가는 타구의 비율이 늘고 우측으로 가는 타구는 줄었다.

김선빈은 "지금도 주로 1,2루간 안타를 치려고 한다"라며 "군에 있을때도 밀어치기를 위주로 하면서 코스나 카운트별로 가끔 당겨치는 연습을 했었다. 여러 시도를 했었는데 박치왕 감독님 등 코칭스태프께서 격려를 해주셔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캠프전 폼을 바꾼 것도 도움이 됐다. 김선빈은 "예전엔 (이)용규형 폼을 따라했었다. 지금보다는 서서쳤는데 몸이 앞으로 쏠리는 약점이 있었다. 커브같은 공에 약점을 보였다"라면서 "스프링캠프에서 타격코치님, 선배 형들과 얘기를 하면서 하체를 낮춰서 치는 것으로 바꿨는데 그게 나에게 맞았다"라고 했다. "하체를 낮추니까 하체에 안정감이 생겼다. 중심이 앞으로 쏠리지 않으니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장타력도 좋아진 것 같다"리고 했다.

한가정의 가장이 되면서 잘해야한다는 절실함도 좋은 활약의 원동력이었다. "결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니 책임감과 절실함이 생겼다"라고 했다. 또 2년간 상무에서 뛰면서 관중도 없는 2군 경기를 하면서 1군 경기에 대한 간절함도 있었다고 했다.

이렇게 팀 타선이 폭발한 것에 대해서는 보이지 않는 경쟁이 한몫했다고 스스로 분석했다. "많이 치고 달리면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도 커진다. 하지만 다들 잘치다 보니까 나도 잘 쳐야겠다는 안보이는 경쟁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했다.

1위를 계속 지켜 빨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시키고 싶다. "빨리 1위 확정을 하면 이후부터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고 체력 관리도 할 수 있다"라는 김선빈은 "그래서 휴식기 이후 첫 경기가 중요한 것 같다.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타격 1위인데도 9번타자인 것이 불만이 없을까. 그는 단호하게 불만은 없다라고 했다. "내 기억으론 올시즌에 4,5번을 빼고 다 쳐본것 같다. 상위 타선에서 다들 잘하고 있다. 9번이 진짜 체력에 도움이 된다. 상위타선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라고 했다.

"올시즌 목표가 전경기 출전과 3할타율이었다. 전경기는 실패했지만 3할은 유지하고 있다"면서 "아직 타격왕을 얘기할 때인 건 아닌것 같다. 후반기 막바지에도 이런 성적이라면 그때 욕심을 내보겠다"라고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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