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LG 트윈스와 양상문 감독은 이 엄청난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차우찬도 말소됐다. 지난달 2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타구에 맞은 팔꿈치가 좋지 않아 휴식 차원이라는데,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SK 와이번스전 선발 등판이 무산됐다. 지난 5일 NC 다이노스전 승리 후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던 차우찬이었다. 이미 류제국까지 휴식 차원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돼 임시 선발 1명이 나와야 한다.
부상은 어쩔 수 없다. 운동 선수가 경기를 하다 보면 다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좌완 불펜 윤지웅의 음주운전 적발이다. 심각함을 인지한 LG는 곧바로 윤지웅에게 잔여 시즌 경기 출전 정지, 그리고 1000만원의 벌금 징계를 내렸다.
특히, LG는 음주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팀이라 더욱 충격이다. 기존 선수들이 그로 인해 징계를 받고,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이게 다른 선수들에게 전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는 뜻이다. 여기저기서 이어질 비난에 선수들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엎질러진 물을 다시 컵에 담을 수는 없다. 흘린 물은 얼마나 빨리, 잘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전력 측면에서 보자. 선발, 불펜 새 얼굴들을 다시 발굴해야 한다. 일단, 허프가 빠진 자리는 2년차 우완 김대현이 채울 수 있다. 개막 후 허프가 없을 때도 김대현이 그 역할을 했었다. 좌완 불펜은 최성훈 등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만약, 차우찬까지 부상 후유증이 길게 남는다면 이는 LG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건 양상문 감독의 몫이다. 양 감독이 정말 어려운 심판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지금의 위기를 잘 헤쳐나간다면 오히려 후반기 팀이 더욱 뭉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1달 정도 시간 동안 확 추락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시즌은 끝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감독에게만 책임을 물려서도 안된다. 어찌됐든 동료가 사고를 쳤으니, 남은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포진해있는 LG이기에 박용택, 정성훈, 이동현 등 베테랑 선수들이 무게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