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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군단' SK 와이번스는 올 해 역대 한 시즌 팀 최다홈런 신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SK의 장타력이 이처럼 폭발적인 것은 홈구장이 타자친화적이라는 사실이 일정 부분 작용하기 때문이다. SK의 홈인 문학구장(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펜스 거리가 좌우 95m, 중앙 120m다. 전국 평균(좌우 98.5m, 중앙 120.5m)보다 다소 짧다. 올 시즌 홈런에 대한 파크팩터(PF)는 1.219다. PF가 1보다 크면 타자친화적, 1보다 작으면 투수친화적 구장으로 보면 된다. 문학구장은 전체 구장 평균보다 약 22% 정도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뜻이다. 문학구장의 PF는 매년 1.2~1.4 정도로 나타난다. 국내 최대 잠실구장의 PF가 0.5~0.7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학구장의 타자친화적 '정도'를 알 수 있다.
물론 문학구장의 PF 수치가 가장 큰 것은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홈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올 시즌 PF는 1.542로 문학구장보다 0.323이나 높다. 라이온즈파크는 좌우 99.5m, 중앙 122.5m로 전국 평균 이상이지만, 좌우와 중앙을 연결한 펜스가 직선 형태라 좌우중간 거리가 107m로 상대적으로 짧다. 그렇지만 팀 홈런은 SK가 삼성(77개)보다 60개나 많다. 단순히 SK가 홈구장 덕에 홈런을 많이 친다고 말하기 힘든 이유다.
그해 대구구장의 PF는 지금의 문학구장보다 0.387이나 높았고, 경기당 평균 3.21홈런이 터졌음을 고려보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올 해 문학구장의 경기당 평균 홈런은 2.83개다. 즉 타자친화적인 홈구장이기는 마찬가지지만, 지금의 SK 타자들이 누리는 구장 효과가 2003년 삼성 타자들의 그것보다는 덜하다는 이야기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는 팀 홈런 203개를 치며 2003년 삼성 이후 12년 만에 팀 홈런 200개 이상을 기록했는데, 그해 넥센의 홈인 목동구장(좌우 98m, 중앙 118m)의 PF는 1.342, 경기당 홈런수는 2.78개였다. 지금의 문학구장과 타자친화적 정도가 비슷했다.
아직 전반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PF 등 여러 부분을 살펴보면 SK의 장타력은 역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더 뛰어나다는 결론이다. 적어도 숫자상으로는 그렇게 나타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