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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한화 새사령탑 고민,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5-26 10:55


이상군 한화 이글스 감독대행. 허상욱 기자

한화 이글스의 새감독 찾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조짐이다.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는 팀성적 때문이다. 한화는 KIA 타이거즈와의 대전 3연전을 모두 내줬다. 7연패에 빠졌다. 현 상황에서 반전은 새로운 사령탑을 하루 빨리 임명하는 것이다. 아직 98경기나 남았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어정쩡한 모습이다. 대행은 어디까지나 대행일 뿐이다. 호칭을 감독으로 해도 이 대행 본인 스스로 멋쩍은 듯 "전 코치입니다"라고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감독대행이니 코치보다는 감독에 가깝지만 대놓고 감독의 할 일을 자신있게 밀어붙이진 못한다. 이런 부분은 선수들이 본능적으로 알아챈다. 오랜 기간 같이 갈 감독의 말과 잠시 맡는 대행의 말은 어감이 다르다. 이른바 카리스마의 유무다.

선수가 야구를 하고, 지도자의 리더십이 아닌 구단의 시스템이 선수단을 움직인다고 강변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감독 영입이 이렇게 시급할 이유도 없다. 작은 변수에도 크게 요동치는 것이 야구다. 선수단 분위기를 무시못한다.

있을 때는 존재감이 없어보일지 모르지만 감독이란 자리는 막상 나가면 훨씬 커보이는 법이다. 한화의 감독 후보군에 이상군 감독대행도 당연히 포함된다. 논의를 거쳐 만약 이 감독대행이 대행 꼬리표를 뗀다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지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이른바 자리가 사람 만든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구단의 비전에 맞는 인물을 서둘러 찾겠다"고 했다. 육성과 비전을 강조하지만 이 부분은 사실 대부분 구단의 몫이다. 1군 감독의 첫번째 존재 이유는 현 시점에서 성적을 내는 것이다. 중도 퇴진하는 감독은 예외없이 성적하락 때문에 옷을 벗는다. 현 상황을 추스릴 수 있는 적임자란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어느정도 갖게할 수 있는 인물이다.

타팀 현역 코치는 현시점에서 영입하기 쉽지 않다. 다른 팀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역풍이 불수 있다. 김성근 감독처럼 색깔이 강한 지도자를 데려올 가능성도 희박하다. 구단과 대립각을 세울 인물은 논의단계에서부터 제외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저런 전제조건으로 교집합을 찾다보면 무난한 인품과 지도력을 겸비한 외부인사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한화 레전드 출신의 신선한 인물 여럿도 벌써부터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다만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시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발탁 가능성은 다소 낮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처럼 외국인 사령탑을 영입하는 것 또한 수년전에도 내부논의를 했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

곤두박질치는 팀성적, 장대하게 남은 시즌, 화합의 상징이 필요한 시점. LG트윈스는 2014년 4월 23일 김기태 감독이 자진 사퇴한 뒤 5월13일부터 양상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당시 LG는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LG와 한화가 처한 상황은 다르다. 하지만 어영부영 버텨서는 한화의 가을야구 도전은 10년 연속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선수들이 스스로 포기하기전에 하루빨리 팀을 재정비해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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