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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 팀평균자책점 2위였던 한화 이글스 마운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는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지만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는 팔꿈치 통증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다. 다음주는 돼야 돌아온다. 배영수는 주춤하고, 이태양 안영명 송은범 등 국내 선발진은 죄다 부진이다.
송창식의 시즌 초반 페이스는 지난해보다 낫다. 지난해 말 팔꿈치 웃자란뼈 제거수술을 받은 뒤 4월 중순 복귀가 점쳐졌지만 재활이 빠르게 이뤄졌다. 권 혁과 함께 최대한 늦게 합류시키겠다던 김성근 감독도 송창식의 불펜피칭을 보고 본인과 면담 뒤 개막엔트리에 합류시켰다.
송창식은 올시즌 20경기에서 27이닝을 던지며 2승2홀드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중이다. 지난달 16일 SK전에 구원등판해 ⅔이닝 동안 5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11.42까지 치솟았으나 지속적으로 끌어내리는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는 17이닝 소화하며 2승2홀드, 평균자책점은 1.59. 그야말로 철벽방어다.
문제는 송창식외에 꺼내들만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김성근 감독은 최근까지도 송창식과 권 혁을 2015년과 2016년처럼 사용할 수는 없다고 했다. 둘다 팔꿈치 웃자란뼈 제거 수술을 하고 재활복귀를 했다. 김 감독은 "송창식의 경우 관리해가며 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승부처만 되면 송창식을 쳐다본다. 아직까지는 심각하게 무리시키진 않았다. 투구수와 등판간격을 나름대로 지켜주고 있다. 3연투는 없었다. 하지만 이틀 휴식은 5차례, 사흘을 온전히 쉰 적이 없다. 지난 6일 kt위즈전에서 3이닝 무실점 구원승 후 7일과 8일 휴식을 취한 것을 포함해서다.
송창식은 이미 구원투수 중 최다경기, 최다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시즌이 깊어질수록 피로누적과 후반기 체력저하, 부상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즌 초반 심수창 윤규진 장민재 등이 짐을 나눠질 때는 그나마 수월했다. 현재로선 권 혁과 장민재가 하루빨리 제페이스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송창식의 낮은 피안타율(0.218)과 준수한 이닝당 출루허용률(1.30)이다. 이 때문에 투구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송창식은 좌타자와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각각 2할1푼9리와 2할1푼8리로 대동소이다. 특이한 점은 투구수가 많아질수록 피안타율이 급격히 내려간다는 점이다. 15구까지는 피안타율이 2할5푼9리지만 16구에서 30구까지는 2할, 31구에서 45구까지는 8푼3리에 불과하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집중력을 높인 결과다.
송창식은 한화팬들의 '아픈 손가락'이다. 가장 든든하기에 볼때마다 안심이 되지만 한편으론 짠하다. 제일 고생하기 때문이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은 지난달말 허벅지 근육통으로 5경기 이상 벤치를 지킬 때 매번 출전을 자원했다. 김성근 감독에게 연속경기 출루기록은 상관없으니 대타로라도 나가겠다고 했다. 사령탑은 말렸고, 통증이 미약하게 지속되자 재검진을 받아보라고 했다. 재검진에서 근육손상이 발견됐다. 그마나 부상초기 휴식을 취한덕에 4주 진단으로 막을 수 있었다. 만약 무리하게 출전한 뒤 내야땅볼 때 자신도 모르게 전력질주를 했다면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수 있었다. 투수도 관리측면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불펜 특급도우미였던 권 혁과 장민재, 박정진이 좀더 힘을 낸다면 한화도, 송창식도 이 고비를 넘을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