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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속 선발 호투 송승준, 로테이션에 복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5-03 09:47


롯데 자이언츠 스윙맨인 송승준이 최근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연속 호투를 펼쳤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는 10개팀 가운데 가장 독특한 선발 로테이션 방식을 쓰고 있다.

첫 풀타임 선발에 도전하는 박진형과 김원중의 체력 안배를 위해 정기적으로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는 방식이다. 조원우 감독은 "진형이와 원중이는 화요일, 일요일 등판이 걸릴 때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른다. 엔트리에서 열흘간 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20대의 체력 왕성한 나이라도 5~6일마다 선발로 나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컨디션을 조절해주겠다는 것이다.

실제 김원중은 열흘 휴식 후 등판한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4안타 무실점의 빛나는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140㎞대 초중반의 직구에 힘이 실렸고, 밸런스가 좋다보니 4사구가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김원중 스스로도 "휴식을 한 게 효과가 있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금은 박진형이 휴식 기간이다. 박진형은 지난달 2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시즌 첫승을 올린 뒤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 두 선수가 쉬는 기간 순서가 찾아오는 날 선발 등판은 송승준이 맡는다. 송승준은 스윙맨, 즉 임시선발이다. 다행스럽게도 송승준은 두 차례 선발 등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달 25일 한화전서 5⅔이닝 3안타 1실점, 지난 2일 kt 위즈전에서는 8이닝 2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한화전은 김원중, kt전은 박진형의 순서였다.

물론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송승준의 호투에 롯데는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는 점에서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그런데 투구 내용이 기대 이상이었다. 송승준은 2007년 롯데 입단 후 줄곧 선발로 던지다 올시즌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젊은 토종 선발투수를 키워야한다는 조 감독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시즌 초 불펜으로 나선 송승준은 최근 두 차례 선발 준비를 하는 과정이 그리 어려울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송승준을 계속해서 선발로 쓰는 것은 어떨까. 아예 6명의 투수를 선발로 활용하는 6인 로테이션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조 감독은 이에 관해 선을 그었다. 조 감독은 "우리 팀은 마운드 형편상 불펜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선발 6명을 돌리기는 어렵다. 완투형 선발이 있다면 몰라도 매경기 불펜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승준을 아예 선발로 복귀시키고, 다른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리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조 감독은 당장 로테이션을 바꿀 생각은 없다. 지금처럼 박진형과 김원중이 쉬는 기간 임시로 송승준을 선발로 활용하는 게 장기적으로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롯데의 현실을 감안하면 젊은 선발 육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송승준의 선발 호투는 지금과 같은 로테이션 운영에 탄력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 점에서 본다면 송승준의 스윙맨 전환은 '신의 한수'라 평할 만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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