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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10개팀 가운데 가장 독특한 선발 로테이션 방식을 쓰고 있다.
이 두 선수가 쉬는 기간 순서가 찾아오는 날 선발 등판은 송승준이 맡는다. 송승준은 스윙맨, 즉 임시선발이다. 다행스럽게도 송승준은 두 차례 선발 등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달 25일 한화전서 5⅔이닝 3안타 1실점, 지난 2일 kt 위즈전에서는 8이닝 2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한화전은 김원중, kt전은 박진형의 순서였다.
물론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송승준의 호투에 롯데는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는 점에서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그런데 투구 내용이 기대 이상이었다. 송승준은 2007년 롯데 입단 후 줄곧 선발로 던지다 올시즌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젊은 토종 선발투수를 키워야한다는 조 감독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시즌 초 불펜으로 나선 송승준은 최근 두 차례 선발 준비를 하는 과정이 그리 어려울 것이 없었다.
송승준을 아예 선발로 복귀시키고, 다른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리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조 감독은 당장 로테이션을 바꿀 생각은 없다. 지금처럼 박진형과 김원중이 쉬는 기간 임시로 송승준을 선발로 활용하는 게 장기적으로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롯데의 현실을 감안하면 젊은 선발 육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송승준의 선발 호투는 지금과 같은 로테이션 운영에 탄력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 점에서 본다면 송승준의 스윙맨 전환은 '신의 한수'라 평할 만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