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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초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삼성 라이온즈가 최하위서 헤매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전 약체로 분류되기는 했지만, 삼성이 이처럼 연일 패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4월 한달간 4승20패2무, 승률 1할6푼7리를 기록했다. 7연패와 8연패를 한 번씩 했고, 연승은 한 번도 없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순위표 상위권에 LG, 롯데, KIA가 모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프로야구 흥행을 이끈다는 이른바 '엘롯기'의 선전이다. 역대로 이 세 팀이 함께 포스트시즌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롯데가 정규시즌 8위에 그쳐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2010년 이후 연도별 4월 순위서 세 팀이 동반 5위 이내에 든 것 역시 올해가 처음이다. 물론 지금의 순위가 시즌 끝까지 간다고 볼 수는 없다. 본격적인 레이스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운드가 탄탄한 KIA와 LG의 강세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상은 해볼 수 있다.
KIA는 선발진이 탄탄하다. 헥터, 양현종, 팻딘, 임기영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은 10개팀중 최강이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3.11로 1위이다. 불펜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타선 역시 남부럽지 않다. 팀타율 2할7푼8리로 3위다. 버나디노와 이명기의 테이블세터, 김주찬 최형우 나지완 이범호의 중심타선이 폭발적이다. LG는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허프와 마무리 임정우가 부상으로 빠져 있음에도 팀평균자책점이 2.96으로 놀라운 수준이다. 소사와 류제국, 차우찬, 임찬규 등 선발진이 안정적이고, 불펜은 김지용 진해수 최동환 윤지웅 등의 셋업맨과 마무리 신정락이 탄탄하다. 반면 롯데는 투타에 걸쳐 기복이 있어 안정된 레이스를 펼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NC와 kt의 상반된 대각선 행보 역시 주목을 받았다. NC는 4월 9일까지 3승5패로 공동 5위였다. 하지만 이후 3연승, 9연승 등 승승장구하며 KIA를 위협하는 팀으로 등장했다. 맨쉽이 이끄는 든든한 선발진, 나성범과 스크럭스가 이끄는 폭발적인 타선 등 지난해만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있다. kt는 SK와의 시즌 개막 3연전을 스윕하면서 파란을 일으키는 등 시즌 초 선두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러나 4월 11~13일 넥센과의 3연전서 1승2패로 루징시리즈를 하더니 이후 한 번도 위닝시리즈를 거두지 못했다. 23일 한화전부터 28일 LG전까지는 5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 모두 그런대로 운영이 되지만, 타선이 신통치 않다. 팀타율이 2할3푼으로 꼴찌다. kt가 '원래' 자리로 되돌아 갈 것이라고는 하지만, 투수진이 예상보다 강해 쉽게 물러설 팀은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