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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도 우승팀 선수단이 청와대에 방문하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야구장을 찾을 계획이었다.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빅매치 LG 트윈스-KIA 타이거즈전 관전을 위해 직접 티켓을 예매했다.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과 직접 스킨십을 나눌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다른 일정 때문에 경기장을 찾진 못했다. 오랫동안 사회인 야구를 해 온 유 후보는 야구광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는 야구 명문 경북고 출신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경남고의 라이벌이자 야구 명문 부산고를 졸업했다. 평소 야구를 즐겨본다는 얘기는 없으나,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모교 야구부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또한 고 최동원 한화 이글스 2군 감독 관련 다큐멘터리에 출연할 정도로 야구와 인연이 있다. 심 후보는 2014년 롯데 선수단 불법 CCTV 사건이 터졌을 때 선수 인권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치 지도자 중에서 특정 프로팀을 응원한다고 밝힌 인사는 많지 않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역 정서상 적극적으로 나서지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 특정 지역에 연고를 둔 프로팀을 응원하면 전국적인 표심을 잃을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러울 것이다.
미국은 우리와 많이 다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시카고 화이트삭스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시카고 컵스 선수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나는 화이트삭스 팬들 중 최고의 컵스 팬"이라는 위트 넘치는 코멘트를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미식축구, 야구, 종합격투기를 가리지 않는 스포츠 마니아다. 예일대 야구부 출신인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를 지냈다.
미국에서는 스포츠와 정치는 철저히 별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컵스 선수들을 초청해 "스포츠는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고 화합의 매개가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는 아직 이런 문화가 자리잡지 못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프로야구 정규시즌, 올스타전, 한국시리즈 때 시구를 한 정도다. 주요 인사 중에선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두산 베어스 열성팬으로 알려져 있다.
새 대통령이 야구 뿐 아니라 국내 프로 스포츠 우승팀을 청와대에 초청해 축하를 하면 어떨까.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나타내면 프로 스포츠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축하를 해준다면 구단 관계자, 선수단도 큰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새 대통령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