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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대신 등판한 로젠탈, 101마일 세이브 시위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4-20 09:39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트레버 로젠탈이 20일(한국시각)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한 점차 승리를 지킨 뒤 포수 야디어 몰리나와 손을 맞잡고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9회 1점차에서 마무리가 등판하지 않았다? 뭔가 변화가 생기는 것일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공식' 소방수 오승환이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하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게임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한 점차로 앞선 9회초 수비서 오승환 대신 '전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을 마운드에 올렸다.

로젠탈은 1이닝 동안 1안타를 내주고 삼진 2개,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로젠탈이 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 22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10개월만이다. 로젠탈은 1사 1루서 주무기인 최고 101.1마일(약 163㎞)짜리 강속구를 앞세워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23개의 공을 던진 로젠탈은 이날 경기 후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1이닝 피칭이었을 뿐이다. 일구일구에 집중하고 있다. (승리한 채로)경기가 끝나면 즐겁다. 이러한 상황은 계속 발생하는 것이니 싸우는 걸 즐겨야 한다. 이기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라며 기쁨을 나타냈다. 10개월만에 원래 자신의 것이라고 여긴 자리에서 세이브를 따냈으니 기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오승환이 이날 휴식을 취한 이유가 특별하지는 않다. 지난 18~19일, 이틀 연속 등판해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의 3경기 연속 등판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오승환은 18일 18개, 19일 28개, 합계 46개의 공을 던졌다. 오승환은 두 경기 연속 세이브에 성공했지만, 내용은 좋지 않았다. 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몰린 뒤 겨우 승리를 지키는 불안한 피칭을 했다.

이 때문에 이날 오클랜드전 세이브 상황에서 로젠탈이 나선 것에 대해 세인트루이스 불펜진이 개편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눈길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로젠탈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던 소방수였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45세이브와 48세이브를 올렸고, 2016년에도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실점과 블론세이브를 하는 횟수가 잦아지자 매서니 감독은 결단을 내려 오승환을 마무리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오승환은 지난해 14세이브를 따내며 매서니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고, 올시즌에도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하지만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10, 피홈런 2개, 피안타율 3할7푼5리(32타수 12피안타)로 극심한 난조를 보인 건 사실이다. 여기에 로젠탈이 강력한 직구와 슬라이더를 내세워 가볍게 세이브를 올리며 건재를 과시한 것은 마무리 복귀를 위한 '시위'로 비쳐질 수도 있다. 이날 부상에서 벗어나 지난 11일 복귀한 로젠탈은 4경기에서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중이다.

매서니 감독의 오승환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강하다지만, 난조가 길어지면 좋을 게 하나도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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