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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00만달러가 넘는 외국인 선수가 넘쳐나는 올시즌 KBO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 우완 투수 재크 페트릭은 눈에 띄는 선수다.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를 거친 페트릭은 지난 겨울 총액 45만달러에 계약했다. 올해 외국인 선수 30명 중 최저연봉이다. 삼성 구단은 지난 겨울 페트릭과 계약을 발표하면서, 제구력을 강조했다. 위력적인 빠른공은 없지만 컨트롤이 주무기인 투수. 분명히 화려함과 거리가 있는 경력, 프로필, 소개였다.
1선발로 기대가 컸던 앤서니 레나도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자기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페트릭은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런데, 연봉에 따른 저평가를 비웃듯 견실한 투구를 보여줬다. 개막전부터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9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4.19.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고 꾸준했다. 당연히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페트릭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시즌 네 번째 선발등판했다. 5회까지 7안타 2실점. 스트라이크존 외곽을 넘나드는 제구력을 앞세워 집중타를 피해갔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0km 초반에 머물렀다.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흔들렸다. 2-2로 맞선 6회말 2사 1루에서 사구와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투구수는 이미 100개를 넘어선 상황. 하지만 페트릭은 두산 1번 타자 민병헌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고 씩씩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6이닝 8안타 2실점. 개막전에 이어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지만, 첫 승과 인연은 없었다. 페트릭이 마운드를 지킨 6회까지 삼성 타선은 5안타에 그쳤다. 4경기에서 3패.
삼성 타자들은 페트릭에게 많이 미안해해야할 것 같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