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괴물OPS 1.376 MLB 삼킨 테임즈, 진화는 계속된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4-17 14:21 | 최종수정 2017-04-17 18:43

◇테임즈가 지난 16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Joe Robbins/Getty Images/AFP ⓒAFPBBNews = News1


이 정도면 '쇼크'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턴한 밀워키 브루어스의 에릭 테임즈(31)가 메이저리그를 들었다놨다 하고 있다. 올시즌을 앞두고 3년간 1600만달러에 빅리그에 입성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였다. 밀워키 구단의 당찬 결정에 고개를 가로젓는 이도 많았다. KBO리그의 각종 타격수치에 메이저리그 잣대를 들이대면 형편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테임즈는 불과 11경기 만에 전문가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있다. 테임즈는 17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4경기 연속홈런, 시즌 6호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공동선두이고 장타율(0.921)과 OPS(1.376) 1위다. 타율도 3할6푼8리로 최고 페이스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뉴욕 메츠), 크리스 데이비스(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조지 스프링어(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홈런 6개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테임즈는 2011년과 2012년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잠시 뛰었다. 1.5군이었다. 2년간 교체멤버로 181경기에서 타율 2할5푼, 21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3할을 밑돌았다(0.296). 테임즈는 당시를 '기약없던 시절'이라고 했다. 갑자기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으면 12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도 했다. 안정적으로 야구가 하고싶어 한국을 선택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뛰며 최고타자로 우뚝섰다. 3년간 타율 3할4푼9리, 124홈런, 382타점. 2015년엔 사상 첫 '40(홈런)-40(도루)'을 달성하고 정규시즌 MVP에 뽑혔다.

자신감이 생긴 테임즈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다. 계약 조건도 좋았다. 테임즈는 이미 두 번째 진화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뛰며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크게 늘렸다. 파워스윙과 당당한 체격으로 '마산 로보캅'이라 불렸다. 배트 스피드를 끌어올려 히팅포인트를 최대한 늦게 끌고나가 변화구 대처능력을 키웠다. 한국야구에서는 도망다니는 상대투수들을 보며 선구안도 키웠다. 파워를 키우고 선구안, 여유까지 지니게 되자 5년 만에 다시 찾은 메이저리그도 해볼만했다.

테임즈의 OPS(출루율+장타율) 1.376는 경이적인 수치다. OPS 2위인 신시내티의 잭 코자트(1.218)와 0.15 이상 차이가 난다. 장타율은 9할2푼1리로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한 8할대 이상 타자다.

테임즈는 17일 새로운 도전과제도 언급했다. 좌투수 상대다. 테임즈는 "나는 스윙을 무조건 강하게 하려 하지 않는다. 상대 투수의 볼을 보고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다. 좌투수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많은 좌투수들과 상대해왔고 이겨내고 있다. 내가 좌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이면 상대는 더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다. 좌투수를 상대로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대가 나를 파악하면 할수록 나 역시 상대를 분석한다"며 상대의 집중적인 현미경야구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테임즈는 당초 1루수 플래툰 요원으로 분류됐으나 왼손 투수를 상대로도 4할 타율(5타수 2안타)을 기록중인데, 안타 2개가 모두 홈런이었다. 매경기 붙박이 주전이다.

크레익 카운셀 밀워키 감독은 "테임즈는 훌륭하고 공격적인 선수다. 모든 공에 잘 대처하고 있다. OPS가 1.300인 채로 시즌을 마치진 못하겠지만 좋은 시작을 했고, 좋은 타자임을 입증했다. 이곳(메이저리그)에서 계속 성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언론도 테임즈의 무한질주에 놀라고 있다. CBS 스포츠는 테임즈에 대해 '스몰마켓 밀워키가 도박에 가까운 투자를 했지만 최고의 결과다. 테임즈는 전혀 예상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했다. 특히 현지언론들은 한국에서의 성적이 미국에서는 어떻게 변할까 주목했지만 시즌 초반은 대성공이라며 극찬하고 있다. 밀워키 지역언론인 '저널 센티널'은 '시범경기에서 1홈런 밖에 때려내지 못한 테임즈는 강력한 파워로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한국에서 보여준 힘이 메이저리그로 그대로 옮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