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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가 박병호 대신 택한 카드, 얼마나 적중했나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4-10 10:37 | 최종수정 2017-04-10 10:40


ⓒAFPBBNews = News1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 박병호(로체스터 레드윙스)가 화력 시위를 펼치고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가 박병호 대신 선택한 카드들은 얼마나 맞아 떨어졌을까.

박병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시라큐스 NBT뱅크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트리플A 시라큐스 칩스와의 더블헤더 1,2차전에서 8타수 3안타 2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9일 개막전에서 4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던 박병호는 3경기 연속 안타, 활약을 이어나갔다. 비록 3경기지만 타율 4할1푼7리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트리플A에서 개막을 맞이한 박병호는 스프링캠프에서도 팀내 컨디션이 가장 좋은 타자 중 한명이었다. 시범경기 19경기에 출전해 51타수 18안타(0.353) 6홈런 13타점 6볼넷으로 최고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개막 28인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박병호가 지명타자를 맡을 것이라 확신했던 현지 언론들도 구단의 결정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박병호와 나란히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케니스 바르가스는 발 부상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은 가운데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다녀왔고, 미네소타 복귀 이후에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는 7경기 출전에 그쳤고 15타수 1안타(0.067) 2타점에 그쳤다.

바르가스도 박병호와 함께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2경기에 출전해 7타수 2안타(0.286) 2타점. 서서히 실전 감각 되찾기에 나섰다.

박병호도, 바르가스도 얻지 못한 지명타자 자리는 현재 로비 그로스만의 몫이다. 아직까지는 인상적이지 않다. 개막 후 5경기에 출전한 그로스만은 15타수 4안타(0.267) 1타점 3볼넷의 성적을 기록 중이고, 아직 홈런은 없다. 지난 8일과 10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각각 4타수 2안타로 '멀티 히트'의 성적을 냈고, 나머지 3경기에서는 무안타 침묵했다. 미네소타 타선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폭발력이 부족했던 것을 감안하면, 지명타자를 꿰찬 그로스만의 성적은 현재까지 불만족스럽다. 폴 몰리터 감독도 "지명타자가 고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유동성을 암시했다.

또 박병호가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예상보다 많은 불펜 투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타일러 더피와 저스틴 할리까지 '롱 릴리프'가 2명이나 포함되면서 어쩔 수 없이 박병호를 제외했다.

일단 미네소타가 5선발로 낙점된 아달베르토 메히아의 활약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라 보험용으로 더피가 필요했고, 룰5 드래프트(마이너리그에서 오래 뛴 유망주들을 타팀이 영입할 수 있는 제도)를 통해 영입한 할리는 규정상 반드시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켜야 했다. 결국 투수진에 대한 불안한 믿음이 박병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게 한 것이다.


미네소타는 10일까지 5승1패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마운드도 안정적이라 현재까지는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더피는 지난 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선발 헥터 산티아고(5이닝 1실점)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했고, 8일 화이트삭스전에서도 2이닝 무실점 홀드를 기록했다. 할리는 9일 화이트삭스전에서 선발 메히아가 1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강판된 후 두번째 투수로 투입돼 3⅔이닝 4안타(2홈런) 3실점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더피의 페이스가 좋아 메히아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5선발 대체도 가능해보인다.

결국 박병호가 빅리그 엔트리에 다시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타격'이다. 현재까지는 팀 분위기가 좋아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적다. 하지만 지금의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반드시 기회는 올 것이다. 지명타자 자리를 빼앗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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