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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장도 반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날마다 성장하는 이유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7-04-10 10:39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벌써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까지 붙은 이정후(넥센 히어로즈)의 활약에 상대팀에서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상대팀 감독이 칭찬할 정도면 이정후의 현재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지난 9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정후에 대해 "외야수로서의 소질에 끼도 있어 보인다. 타석에서 강단도 있더라"고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자기 코스에 공이 오면 과감히 친다. 배트 스피드도 좋다"며 "8일 첫 홈런은 직구 타이밍에 방망이가 나갔는데 변화구에도 맞춰 홈런을 만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8일 경기 중 이정후의 2회 투런 홈런은 커브를 쳐낸 것이고 9회 스리런 홈런은 포크볼을 잡아당겨 홈런으로 만들었다.

"생각없이 돌려버리더라. 타자는 그런게 필요하다"고도 한 김 감독은 "야구인 중 2세가 그렇게 잘하기 힘들다. 잘되기도 힘들다. 나도 아들이 야구선수가 꿈이라고 하는데도 시키지 않았다.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런 상황이니 장정석 감독도 이정후를 예쁘게 볼 수밖에 없다. 장 감독은 9일 경기 전 이정후에 대해 "사실 처음에는 '고졸 치고 괜찮네' 정도였다. 하지만 1차, 2차 전지훈련에서 타구의 질이 점점 좋아지는게 눈에 보이더라. 힘도 좋아졌다"며 "고졸 신인이 잠실구장에서 그렇게 하기 힘들다"고 흐뭇해했다.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넥센 이정후의 2점 홈런 때 무관심 반응을 보였던 선수들이 잠시 후 기뻐해주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게다가 이정후가 무서운 점은 게임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정후는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빠른 볼에 장점이 있는 타자였다. 하지만 정규 시즌 들어서는 변화구에도 잘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일 홈런도 그렇다. 당연히 상대하는 투수들은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8일까지는 그래도 스트라이크존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인다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9일에는 보란듯이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변화구에 툭 갖다대 기술적인 안타까지 만들어냈다. 데뷔 일주일밖에 되지 않는 선수가 타고난 타격센스로 경기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정후에게 단지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이라서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아니다. 실력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팬들은 닉네임을 부여하지 않는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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