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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예상했던 시행착오? 넥센 부진, 무엇이 문제인가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4-0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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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부진? 넥센 히어로즈의 개막 초반은 왜 꼬였을까.

넥센이 개막 4연패에 빠졌다.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홈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3연전을 모두 지더니, 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부산 원정 첫 경기도 2대5로 패했다. 최종 스코어는 3점 차였지만, 9회초 고종욱의 솔로 홈런이 두번째 득점이었다. 이전까지는 내내 끌려가는 모습이었다.

신인 이정후의 활약처럼 작은 소득들도 있었지만, 경기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넥센의 힘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초반 부진의 이유는 무엇일까.

물음표 많은 선발진

장정석 감독은 앤디 밴헤켄-션 오설리반-신재영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을 일찍 확정하고, 4~5선발 옥석 고르기에 들어갔다. 경쟁 결과 최원태와 오주원이 꿰찼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많다. 오설리반은 '적응 기간'으로 보고 100%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1일 LG전에 선발 등판했던 오설리반은 5이닝 7안타(2홈런) 4삼진 7실점으로 크게 부진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현지 구장 상태와 마운드가 물러 힘들었었다는 오설리반은 한국에서의 환경과 요건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1선발감으로 생각하고 영입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까지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4~5선발 카드도 변수. 최원태는 4일 롯데전에서 1회에만 4실점해 롯데에게 흐름을 완전히 뺏겼다. 초반 실점에도 불구하고 6회까지 던진 것이 소득이지만, 현재 전체 선발진 안정감을 감안하면 최원태와 오주원의 활약이 무척 중요하다. 아직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은데, '에이스' 밴헤켄이나 신재영 등판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승수 쌓기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사라진 타선 응집력, 수비 집중력은 어디에?

넥센의 최대 장점은 탄탄한 야수층과 타선 응집력이다. 지난해 정규 시즌 3위를 한 저력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현재까지 특유의 장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서건창을 비롯해 이택근 박동원 김민성 등 중심을 잡아줘야 할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4일 롯데전에서 3안타 경기로 시름을 놓게 한 채태인도 3번 타순에서 중책을 맡고 있어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타자 대니돈도 애매하다. 대니돈은 넥센이 4연패를 하는 동안 14타수 2안타(0.143)로 부진했다. 지난해에는 무릎 부상 때문에 고전했고, 올 시즌은 남다른 각오로 출발하고 있지만 지금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외국인타자를 쓰는 효과를 전혀 볼 수 없다.

문제는 수비 집중력이다. 수비 하나가 경기 전체를 바꾸기도 하는데, 시범경기에서부터 조금씩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도 여럿 있었다. 사라진 견고함. 넥센이 아직 회복하지 못한 또 하나의 장점이다.


우려했던 문제?

사실 올해 늘어난 비활동 기간을 두고 구단 내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넥센을 비롯한 10개 구단 전체가 올해는 스프링캠프를 2월에 시작했다. 또 예년보다 훨씬 더 엄격하게 비활동 기간을 준수했다. 입단 첫 해인 신인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구장 출입 자체가 금지됐다.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훈련을 하거나, 선수협이 지정한 곳에서 캠프를 대비할 수밖에 없었다. 넥센은 팀 트레이닝 체계가 잘 짜진 팀 중 하나다. 자체적으로 각각 선수에 맞게 짠 특별한 트레이닝 스케줄이 있다. 실제로 그동안 여러 선수들이 효과를 봤다. 지난해까지도 코치들이 직접 지도를 하거나, 강요를 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자율을 보장하면서 효과적인 훈련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올해에는 100% 선수 자율로 맡겨지면서 이 부분을 걱정하는 관계자들도 있었다. 그동안 지켜왔던 몸 만드는 기간, 훈련 루틴이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선수들을 믿을 수밖에 없지만 아직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것을 두고 이런 영향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예상했던 시행착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얼마든지 반등 기회는 올 수 있다. 객관적으로 살펴봐도 넥센의 전력이 결코 약하지는 않다. 장정석 감독은 올해가 부임 후 첫 시즌이다. 개막 이전에 구상했던 그림과 막상 실전에 들어갔을 때의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체감할 시기다. 넥센 구단도 처음 지휘봉을 잡은 장 감독이 얼마든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예상했고, 그런 경험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판단도 가지고 있다. 다만 시즌초 승수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먼저 '이기는 맛'이 생겨야 팀 전체적인 분위기가 뜨거워진다. 넥센의 4월이 무척 중요한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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