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대표팀은 지난 2013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WBC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교롭게도 4강에 올랐던 2006년과 준우승을 차지한 2009년과 1라운드 탈락을 한 2013년과 올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동기부여다. 2006년엔 4강에 오를 경우 병역 혜택이 주어졌다. 그 대회로 인해 최희섭, 김선우, 봉중근, 오승환, 배영수, 김태균, 이범호, 전병두, 이진영, 정성훈 정재훈 등 11명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2009년엔 결과적으론 병역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대회를 하던 당시만해도 병역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었다. 당시 추신수와 최 정 박기혁 임태훈 등 4명이 병역 혜택을 기대했던 인물들이다.
하지만 2013년과 올해 대회엔 아무런 당근이 없었다. 병역혜택은 이미 병역을 마친 선수들에겐혜택이 아니지만 병역 미필 선수들에겐 선수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선배들의 노력에 병역혜택을 받았던 선수들은 그 선물을 후배들에게 주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선수들이 더욱 노력하는 의지가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제 태극마크라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확실한 현실적인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WBC 4강 이상일 경우 FA 1년을 채우는 것이 큰 당근책이 될 수 있다. FA가 되는 시기가 1년이 줄어드는 것은 금액이 달라질 수 있기에 선수들에겐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나이가 어릴수록 몸값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기에 언제 FA가 되느냐는 곧 자신이 받을 금액과 관련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구단과의 협의를 통해야 하고, 구단들이 반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전 침체기였던 한국 야구가 이렇게 국민스포츠로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6년, 2009년 WBC의 성과가 한몫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국가대표로 메이저리거들을 이겨내는 모습을 본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그 선수들의 팬이 됐고 야구장을 찾아 응원을 했다.
당근책이 없었던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이 우승을 했다는 것으로 이번 탈락이 우연한 추락이라고 낙관론을 펼칠 수도 있다. 하지만 WBC는 시즌전에 열리는 특별한 대회다. 몸값이 커지고 있는 KBO리그의 현실에서 돈이 되는 시즌보다 아무 혜택이 없는 WBC에 올인할 선수는 아무도 없다고 봐야한다.
벌써 WBC에서 두번의 실패를 했다. 앞으로 WBC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보지 않으려면 KBO가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