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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가 더 문제다.
벌써 일어난 재앙이니 빨리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병역혜택이라는 당근이 없는 WBC는 아무리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는 야구에서 가장 큰 대회라고 해도 한국에겐 그저 하나의 국제대회일 뿐이라고 치부하더라도 한국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아시안게임과 올리픽에서 예전과 같은 영광을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내년에 열리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은 그래도 일본이 프로선수가 출전하지 않고 대만의 전력이 이번 대회와 비슷하다면 한국이 우승을 향해 뛸 수 있다. 하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은 얘기가 다르다.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는 팀은 총 6개 뿐이다. 이중 1개는 이미 개최국 일본의 것이다. 나머지 5장을 놓고 치열한 예선전을 펼쳐야한다.
이때는 세대교체가 이뤄진 새로운 대표팀이 나서야 하는 시기다. 그동안 10년 가까이 대표팀을 이끌었던 오승환이나 이대호 김태균 임창용 등은 도쿄올림픽에선 볼 수 없다. 현재 WBC대표팀에 있는 30대 선수들 중 몇명이 오를지 알 수 없다.
최근들어 기존 선수들의 자리를 뺏고 올라오는 젊은 선수들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마운드는 이미 외국인 투수들에게 원투펀치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오승환이 더이상 국가대표로 나서지 않을 경우 당장 마무리로 생각나는 선수가 없다.
2013년의 악몽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15 프리미어12 우승의 쾌거로 지울 수 있었다. 올해 WBC의 큰 아픔도 다른 국제대회의 성과로 잊힐 수 있을까. 빨리 준비하지 않으면 아픔이 배가 될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