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가 절실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김사율은 "사실 2군 캠프 합류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어느정도 예상했다. 보여준 게 없으니 당연했다. 아쉬운 마음이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라면 누구든 1군 캠프에서 운동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실망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사율은 2011 시즌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20세이브를 기록하며 새로운 마무리로 거듭났다. 이듬해 34세이브로 롯데 세이브 역사를 바꿨다. 99년 롯데 입단 후 맞이한 전성기. 그 전까지 오랜 시간 만년 유망주에만 머물렀다.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김사율은 이번 캠프에서 그 때의 간절함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그 힘들었던 시절에 비교하면, 지금은 행복한 순간인지도 모른다. 김사율은 "여기 있는 모든 선수들이 절실함을 가지고 생활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꼭 잘해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셋째, 그리고 고생한 와이프를 위해서…"
김사율에게 이번 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kt 입단 당시 3+1년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좋은 활약을 보여줘야 계약이 1년 연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사율은 이에 대해 "중요한 시즌이다.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몇번이나 얘기했다. 이어 "냉정히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나이가 들어, 체력이 떨어져 부진했던 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부진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김사율은 "구단 창단 후 첫 FA 선수라고 하니 책임감이 생겼다. 스스로의 욕심도 있었다. 자꾸 구속을 신경썼다. 나는 구속으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닌데…. 그런 생각을 하니 머리가 복잡해지고 투구시 안좋은 현상들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 목표는 단순하다. 좋았던 때를 생각하며 가진 장점을 살리는 것이다. 김사율은 "구속은 의식하지 않는다. 볼끝, 구질만 생각하며 공을 던지고 있다. 몸상태는 아주 좋다"고 말했다. 현지 코칭스태프는 140km가 훌쩍 넘는 김사율의 구속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후문.
김사율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그런데 3월 셋째가 태어날 예정이다. 사랑하는 식구가 1명 더 생긴다는 것에 책임감이 더 느껴진다. 김사율은 "셋째가 태어난다. 나 때문에 고생하는 와이프를 포함해 가족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 선물은 올시즌 활약 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