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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수상 그리고 또 2군 캠프, 장진용 스토리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2-22 10:55


◇인터뷰 중인 장진용.  사진제공=LG 트윈스

"언젠가는 올 딱 한 번의 기회, 꼭 살리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KBO 시상식. 많은 스타 선수들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지만, 화제를 모은 선수는 따로 있었다. LG 트윈스 투수 장진용. 그는 시상식 맨 처음 단상에 올라섰다. 퓨처스 북부리그 평균자책점상 수상. 사람들의 관심 밖이던 수상 순간에, 장진용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2군에서만 5번째 수상이다. 내년에는 꼭 1군 시상식에서 상을 받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랬던 장진용은 현재 2군 스프링캠프인 일본 오키나와에 있다. 3년 연속 퓨처스 북부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했다. 2군 경기에서는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 2015년 이후 3년 만에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1군 캠프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그렇다고 훈련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이시카와 구장에서 이어지고 있는 훈련에서 매일같이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올시즌 1군에서 뛰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이시카와 구장에서 만난 장진용은 "예전 같았으면 실망을 많이 했을 거다. 사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어릴 때는 1군 캠프에 못가면 시즌이 끝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하며 "2~3년 정도 됐나. 이제는 그런 게 없다. 어디서든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하다. 2군 캠프도 충분히 좋다. 운동을 열심히 할 수 있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다"고 말했다.

2004년 입단 후 이제 프로 14년차. 장진용은 "7번인가 8번 1군 스프링캠프에 갔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절반은 1군, 그 나머지는 2군 캠프에서 그동안 운동을 해왔다. 장진용은 "2군 캠프에서는 70~80%의 힘을 쓰며 운동한다고 보면 된다. 2군이라 대충 한다는 뜻이 아니라, 내 스스로 페이스 조절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1군에 가면 나도 모르게 120%의 힘을 쓰게 된다. 머리는 안그래도 몸이 그렇게 하고 있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경쟁에 대한 압박이 그렇게 만든다. 그러면 캠프 뿐 아니라 시즌에 들어가서도 약영향을 미친다. 2군에서 마음 편히 운동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장진용은 매 시즌 새로운 선발 후보로 거론된다. 시즌 중에는 선발진에 고장이 생기면 늘 콜업 1순위 후보다. 하지만 1군 마운드에만 오르면 2군에서 던지던 공이 안나온다. 그리고 상대를 압박하는 속구 투수가 아니기에 코칭스태프의 선택을 힘들게 한다. 장진용은 "사실 핑계 댈 것이 없다. 내가 기회를 못잡은 탓"이라고 하면서도 "지난해는 정말 아쉬웠다. 4, 5월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그 때는 콜업이 없었다. 6월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때 장염에 걸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라 장염 얘기도 할 수 없었다"고 돌이켰다. 장진용은 지난해 6월 24일, 30일 두 번의 선발 기회를 잡았었다. 그러나 앞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 4이닝 6실점, 이어진 KIA 타이거즈전 1⅓이닝 6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후 1군에서는 기회가 없었다.

장진용은 구속에 대해 "처음 입단했을 때는 나도 150km 정도의 빠른 공을 던졌다. 구속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을 한 이후부터는 구속보다 제구와 변화구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마음 먹으면 2~3km를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런데 그 정도 올려서 확 달라지지 않는다. 차라리 그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걸 더 완벽하게 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장진용은 직구 평균 구속이 130km 중후반대다. 하지만 변화구가 좋고 제구가 안정적이다. 많은 시합 경험을 통해 쌓은 경기 운영 능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진용은 "사실 올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열심히 운동한다. 이유는 하나다. 프로 선수로서 언제 기회가 찾아올 지 모르기에 항상 100% 상태의 준비를 해야한다. 언제 기회가 나에게 올 지 모르겠지만, 그 기회가 오면 꼭 잡겠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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