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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올 딱 한 번의 기회, 꼭 살리겠습니다."
그렇다고 훈련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이시카와 구장에서 이어지고 있는 훈련에서 매일같이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올시즌 1군에서 뛰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이시카와 구장에서 만난 장진용은 "예전 같았으면 실망을 많이 했을 거다. 사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어릴 때는 1군 캠프에 못가면 시즌이 끝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하며 "2~3년 정도 됐나. 이제는 그런 게 없다. 어디서든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하다. 2군 캠프도 충분히 좋다. 운동을 열심히 할 수 있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다"고 말했다.
장진용은 매 시즌 새로운 선발 후보로 거론된다. 시즌 중에는 선발진에 고장이 생기면 늘 콜업 1순위 후보다. 하지만 1군 마운드에만 오르면 2군에서 던지던 공이 안나온다. 그리고 상대를 압박하는 속구 투수가 아니기에 코칭스태프의 선택을 힘들게 한다. 장진용은 "사실 핑계 댈 것이 없다. 내가 기회를 못잡은 탓"이라고 하면서도 "지난해는 정말 아쉬웠다. 4, 5월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그 때는 콜업이 없었다. 6월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때 장염에 걸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라 장염 얘기도 할 수 없었다"고 돌이켰다. 장진용은 지난해 6월 24일, 30일 두 번의 선발 기회를 잡았었다. 그러나 앞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 4이닝 6실점, 이어진 KIA 타이거즈전 1⅓이닝 6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후 1군에서는 기회가 없었다.
장진용은 구속에 대해 "처음 입단했을 때는 나도 150km 정도의 빠른 공을 던졌다. 구속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을 한 이후부터는 구속보다 제구와 변화구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마음 먹으면 2~3km를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런데 그 정도 올려서 확 달라지지 않는다. 차라리 그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걸 더 완벽하게 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장진용은 직구 평균 구속이 130km 중후반대다. 하지만 변화구가 좋고 제구가 안정적이다. 많은 시합 경험을 통해 쌓은 경기 운영 능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진용은 "사실 올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열심히 운동한다. 이유는 하나다. 프로 선수로서 언제 기회가 찾아올 지 모르기에 항상 100% 상태의 준비를 해야한다. 언제 기회가 나에게 올 지 모르겠지만, 그 기회가 오면 꼭 잡겠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