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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서 뛰는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일단 기록을 떠나 경기 모습에서 그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버나디나. 2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좋은 선구안을 과시했다. 2S 상황서 연속 4개의 공을 골라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이날 니혼햄 선발 우라노는 정교한 제구와 각도 큰 변화구로 유인구가 좋은 선수였는데, 마지막 볼넷을 얻어내는 장면 머리가 흔들리지 않고 떨어지는 공을 골라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2회말 수비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 2번타자 곤도의 중전안타 때 2루주자 니시카와가 홈을 파고들었는데, 버나디나가 레이저같은 송구로 크로스 타이밍을 만들어줬다.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지만, 아웃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기가 막힌 송구였다. 원바운드로 찍힌 공이 포수 이홍구의 미트에 바로 박혔다. 특히, 상대주자가 1번타자이자 발빠른 니시카와였던 점을 감안하면 송구가 얼마나 좋았는지 알 수 있다. 이어 5번 레어드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가볍게 슬라이딩 캐치로 처리해 이닝을 마무리 시키기도 했다.
세 차례 타격에서 안타는 없었지만 큰 스윙을 하지 않고 1번타자로서의 역할을 하려 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맞히는 능력도 괜찮았다. 타격, 주루, 수비를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버나디나는 지난 11일 첫 홍백전에서 투런홈런을 때려내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세를 낮추고 있다. KIA 관계자는 "이범호, 최형우 등 팀 주축 타자들을 유심히 보고, 긴장하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먼저 나서 엑스트라 훈련조에 넣어달라고 하는 건 보기 힘든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