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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프로야구 팀운영 기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이른바 선수 개인에게 큰 줄기를 맡기는 '자율 야구', 코칭스태프가 팀운영과 훈련의 뼈대를 쥐고 가는 '제어 야구'다.
최근 스프링캠프에서도 다른 모습이 감지된다. 염경엽 감독 시절부터 자율야구의 '끝판왕'으로 평가받았던 넥센 히어로즈는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후 3시 전후면 모든 훈련이 끝난다. 선수들은 알아서 부족한 훈련을 하든지 휴식을 취한다. 한화의 경우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이어진다. 중간에 식사와 휴식시간이 있지만 훈련 절대량에서 차이가 난다.
자율 야구를 지탱하는 근본 인식은 프로인만큼 선수들이 알아서 자기가 해야할 훈련 등을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 훈련은 선수 개개인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도구라는 점이 강조된다. 김성근 감독은 반복과 지속적인 수정을 통해 몸이 인지할 때까지 훈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관점이다.
선수단의 동선을 틀어쥐고 있는 김성근 감독이지만 베테랑들에 대해선 최대한 자율을 허용한다. 메이저리거 출신인 알렉시 오간도는 모든 훈련스케줄과 불펜피칭 일정을 본인 스스로 정하라고 했다. 김태균 정근우 이용규 등 고참급 선수들의 몸만들기에 대해선 터치하는 법이 없다. 더욱이 올해는 지옥펑고와 야간훈련 등을 없앴다. '5일 훈련, 6일 훈련 뒤 하루 휴식' 역시 '사흘 훈련, 나흘 훈련 뒤 하루 휴식'으로 바뀌었다. 집중훈련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프로야구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트렌드는 늘 변한다. 선수들의 연봉 급상승, FA대박, 선수들의 기량향상, 더 용이해진 선진 야구 기법 도입 등으로 '자율 클릭'이 빈번해지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도 각 팀마다 운영과 훈련방법이 제각각이다.
결국 트렌드의 핵심은 지속적으로 성적을 내는 팀에 대한 벤치마킹이다. SK→삼성 왕조를 거쳐 지금은 두산과 NC의 '화수분 야구, 육성 야구'가 대세다. 올시즌이 끝나면 또 다른 트렌드가 탄생할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