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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KBO리그 외국인 선수를 말할 때 우완 더스틴 니퍼트(36)를 뺄 수 없을 것 같다. 코리안드림을 이룬 그가 끊임없이 KBO리그 역사를 고쳐쓰고 있다.
니퍼트는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2011년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동안 통산 14승을 거뒀고, 한국으로 오기 직전인 2010년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4승5패-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그해 월드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중간계투로 활약하던 그는 낯선 무대에서 도전을 선택했다. 아마 자신도 이렇게 오랫동안 한국에서 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성적과 돈, 두가지 측면에서 확실하게 코리안드림을 이룬 니퍼트다.
KBO리그 첫해에 15승6패-평균자책점 2.55,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2위. 단숨에 A급 외국인 투수 반열에 올랐다. 그러자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내며 달려들었다. 두산은 그를 눌러앉히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김승영 사장, 김태룡 단장이 니퍼트의 미국 오하이오주 시골집까지 찾아간 일화는 아직까지 회자된다. 지난 6년간 통산 80승35패-평균자책점 3.38. 다니엘 리오스(KIA-두산)가 2002년부터 6시즌 동안 거둔 90승에 이어 외국인 투수 통산 다승 2위다. 올해 10승 이상을 추가하면 외국인 최다승의 명예까지 얻게 된다.
2015년은 그에게 위기였다. 등부상으로 인해 20경기에 등판에 그쳤다. 6승5패-평균자책점 5.10. 성적도 최악이었다. 평균자책점 4점대를 넘은 것은 처음이었고, 구위도 떨어졌다. 재계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5차례 등판(선발 4경기)해 32⅔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0.55) 완벽투를 선보였다. 그의 활약 덕분에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쥘 수 있었다.
지난해엔 명실상부 최고 투수가 됐다. 22승3패-평균자책점 2.95를 찍고, 다승-평균자책점-승률(0.880) 3관왕에 올랐다. 정규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지난해 1월 니퍼트는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다. 한국과 더 끈끈한 인연을 맺게 됐다. '니느님(니퍼트+하느님)'에 '니서방(니퍼트+서방)'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닌, KBO리그를 대표하는 친숙한 얼굴이 됐다.
그가 귀화해 한국대표팀의 일원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야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뛰어난 실력과 훌륭한 인성을 갖춘 니퍼트를 외국인 선수가 아닌 우리 선수로 대하게 된 것이다.
1981년생으로 올해 36세. 니퍼트는 두산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했다. 여러모로 특별한 외국인 선수 니퍼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니퍼트 연도별 연봉 및 성적
연도=연봉총액=성적
2011=30만달러=29경기 187이닝 15승6패, 평균자책점 2.55
2012=35만달러=29경기 194이닝 11승10패, 평균자책점 3.20
2013=41만달러=19경기 118이닝 12승4패, 평균자책점 3.58
2014=38만7000달러=30경기 179⅓이닝 14승7패,평균자책점 3.81
2015=150만달러=20경기 90이닝 6승5패, 평균자책점 5.10
2016=120만달러=28경기 167⅔이닝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
2017=210만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