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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발탁 보류, 김인식 감독이 망설이는 진짜 이유는?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1-04 21:32


김인식 WBC감독이 2차 코칭스태프 회의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과 김동수, 이순철, 선동열, 송진우, 김평호, 김광수 코치가 참석한 가운데 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엔트리 변경에 관한 코칭스태프 회의가 열렸다.
야구회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1.04/

"오승환은 틀림없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70)은 무엇 때문에 망설이는 걸까.

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새해 첫 대표팀 기술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올해 3월에 열리는 WBC 엔트리와 관련해 연말부터 미뤄왔던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김인식 감독을 비롯해 이순철 선동열 김광수 김평호 김동수 등 코칭스태프가 한자리에 모였다.

최대 관심사는 오승환 발탁 여부. 지난해 1월 해외 원정 도박과 관련해 KBO 징계(시즌 50% 출전 정지)를 받았던 오승환은 이번 WBC 대표팀 예비 50인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우완 투수가 부족한 대표팀 전력상 오승환은 필요한 카드다. 김인식 감독도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은 가장 아쉬운 선수로 늘 오승환을 꼽았다. 뽑고싶다는 의사를 자주 내비치며 여론 변화를 주목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인식 감독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는 김광현(SK) 이탈은 확실한데, 양현종(KIA) 변수가 생겼다. 그래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오늘 회의에서 선발, 불펜 구분을 떠나 마무리 오승환이 더 낫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왔지만, 결정을 못 했다"고 했다.

최종 결정은 오는 11일 대표팀 소집 이후에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한자리에 모여 유니폼, 장비 지급을 받고 간단한 미팅도 예정돼 있다. 김 감독은 "그때 전부 모이기 때문에 다시 오승환을 비롯한 문제들을 논의해볼 생각이다"고 했다.

다만 여론이 좋지 않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가 국가대표 자격이 있느냐는 팬들의 비난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망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승환은 특급 마무리 투수다. 전력상 당연히 필요한 선수지만, 여론을 외면하면서까지 뽑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뽑는다고 해도 문제다. 김감독은 "오승환 문제는 최대한 빨리 결정하는 것이 맞다. 일단 50인 엔트리에 포함되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통보 한다. 그리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에도 이야기가 간다. 세인트루이스가 그동안은 '왜 오승환이 한국 대표에 뽑히지 않나'라고 물어보면서 긍정적인 분위기였었는데, 막상 발탁되면 어떤 식으로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 오승환과도 아직까지는 직접적인 이야기를 못 했다. 에이전트를 통해 대화할 때는 '대표팀 일원으로 최선을 다해서 그동안의 불명예를 씻었으면 좋겠다. 국가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아직 직접 접촉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만약 세인트루이스가 강하게 반대를 하거나, 오승환 본인의 의지가 약하다면 발탁 이후에도 문제가 생긴다. 여러 변수가 김 감독을 압박하는데, 결정은 늦춰지고 있다.

여전히 미련은 남아있다. WBC 최종 엔트리 제출 기한은 2월 6일이다. 그 전까지는 엔트리 변동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승환이 늦게라도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이날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김광현의 대체 선수를 결정하지 않았다. 김 감독이 여러가지를 언급했지만 오승환 합류를 위해 빈자리를 일단 남겨놓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론이 지나치게 악화되면 일찍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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