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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스쳐 지나가는 자리가 아닌, 진짜 스포츠단을 위해 일할 인사가 장기적 안목으로 자신의 뜻을 펼 수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
스포츠의 특수성을 감안해 그룹 내부에서 후보군을 추려 빠른 선임을 했다는 게 kt 관계자의 설명이다. kt그룹은 매년 12월 중순 임원 인사를 했는데, 올해는 시국이 어수선해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고 한다. 임원 인사가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석인 스포츠단 사장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했다. 야구단은 FA(자유계약선수) 계약, 외국인 선수 영입 등 산적한 문제가 많고, 선수 연봉 계약도 해야한다. 현재 시즌중인 남자 프로농구 부산 kt 소닉붐도 관리해야 했다. 빠른 선임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kt는 유 사장을 선택했다. kt는 유 사장이 경영 리더십과 마케팅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고 설명했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프로야구 kt 위즈는 전력 보강이 시급한데 제대로 이뤄진 게 없다. FA 영입에 사실상 실패했고,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도 데려오지 못했다. 부산 kt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임 사장이 스포츠 전문가인지, 아닌지 따지기 어려운 환경이다. 빠르게 현안을 처리할 수 있는 결정권자가 필요했다. 그룹의 신임을 받는 인사라면 이 난국을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kt그룹은 '최순실 게이트'에 직접 연루된 기업이다. 민영화가 됐다고 해도 아직 공기업 마인드가 남아있다. 갑자기 사장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인 배경 얘기가 흘러 나왔다. 여러가지 교체 사유가 따라왔으나, 발표 내용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제 kt 스포츠에는 중심을 잡아줘야 할 리더가 필요하다. 모기업도 스포츠단에 진정성있는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사장 선임 과정부터 투명하게 진행해, 그렇게 뽑은 리더가 안정적으로 구단을 꾸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유 사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 전문기업인 kt 스포츠 사장을 맡게 돼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 kt 위즈를 새롭게 도약시켜 신뢰와 감동을 드리겠다. 야구 외에 농구, e스포츠, 사격, 필드하키도 강팀의 전통을 세워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더이상 '뜨내기 사장'으로는 안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