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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못받아도 괜찮아" 넥센, 김하성 기 확실히 살려줬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6-12-24 22:55 | 최종수정 2016-12-24 22:59


2016 KBO 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넥센 김하성이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2.13/

넥센 히어로즈가 확실한 대우로 김하성(21)의 기를 살렸다.

넥센은 지난 21일 "김하성과 2억2000만원에 2017시즌 연봉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올해 연봉 1억6000만원을 받았던 김하성은 6000만원(37.5%) 인상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내년 프로 4년 차 선수로는 파격적인 금액이다. 4년 차 최고 연봉 기록은 현재 LA 다저스 소속인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당시 가지고 있다. 류현진은 4년 차에 2억4000만원을 받았다. 김하성과 2000만원 차이다.

첫 시즌 연봉 4000만원에서 올해 1억6000만원으로 무려 400% 인상됐었던 김하성은 또 한 단계 올라섰다. 프로에서 연봉은 곧 실력과 입지를 의미한다. 젊은 선수지만, 그만큼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근거 없이 주는 액수는 아니다. 다른 구단도 각자의 기준에 맞춰 연봉 협상을 진행하지만, 넥센은 철저한 기준을 지키고 있다. 첫 번째로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계약을 제시하고, 두 번째로는 설득과 이해로 푼다. 선수와 구단 간 몇 번의 '밀고 당기기'로 500만원, 1000만원 단위가 바뀔 일은 많지 않다는 뜻이다.

김하성 역시 상징성과 기록적인 측면을 고려한 계약이다. 이는 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김하성은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구자욱과 함께 2015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였다. 강정호(피츠버그)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구자욱과 경쟁 체제를 구축했으나, 결과는 아쉬웠다. 구자욱이 신인왕을 모두 휩쓸었고, 김하성은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놓쳤다.

넥센 구단은 김하성이 낸 결과에 높은 점수를 매겼고, 걸맞은 대우를 해주기로 했다. 그래서 오히려 발표 시기를 늦췄다. 신인왕은 받지 못했지만, 연봉을 통해 자존심을 확실히 세워주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구자욱이 8000만원에 재계약을 한 반면 김하성은 그에 2배로 보상받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김하성은 2년 연속 두산 베어스 김재호에 밀려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지 못했다. 주위에서도 내심 기대를 했으나 결과는 2위. 95표를 얻어 198표를 받은 김재호에 크게 밀렸다.


하지만 구단의 생각은 변함없었다. 올 시즌 주전 유격수로 풀타임을 소화했고, 이종범과 강정호에 이어 역대 유격수 3호 20홈런-20도루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홈런 1개가 모자라서 세우지 못했던 기록을 만회한 것이다. 슬럼프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이겨내는 법도 배웠다. 이 모든 가치가 연봉 2억2000만원에 담겨있는 셈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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