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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오심이 경기의 승패를 바꾸는 것을 막기 위한 비디오 판독(심판합의판정)이 도입된 것은 지난 2014년 후반기였다.
그런데 올시즌 번복률이 대폭 하락했다. 올해는 총 719번의 심판합의판정 요청이 있었다. 720경기를 치르니 거의 1경기에 1번 꼴로 나온 것. 이중 최초 판정이 바뀐 것은 238번으로 번복률이 33.1%에 그쳤다.
합의판정 횟수도 크게 늘어났고 반대로 번복률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합의판정 요청 가능 횟수가 늘어난 것이 이유다.
합의판정 신청 기회가 늘어나서인지 신청횟수가 늘었다. 지난해보다 70% 정도 증가했다. 그렇게나 많이 오심으로 보인 상황이 많았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번복률은 33.1%로 약 6%포인트가 떨어졌다. 그만큼 원심이 옳았던 상황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이는 심판합의 판정을 남용했다고도 볼 수 있다. 처음 심판합의판정을 도입했을 때는 누가 봐도 오심인 것을 바로잡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요즘은 슬로비디오로 봐도 판독이 쉽지 않은 상황까지 합의판정 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이나 코치들이 신호를 보낼때 대부분의 감독이 이를 받아들이고 신청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신청 횟수가 2번으로 늘어나 한번쯤은 실패해도 된다는 생각이 있다.
올해 심판 합의 판정의 평균 소요시간이 1분56초였다. 올해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25분이니 합의판정 때문에 2분 정도가 늘어난 셈이다. 합의판정 신청의 남발로 인해 경기시간이 늘어났다.
억울한 오심을 줄이자는 선의로 만들어진 심판합의판정. 이를 신청하는 감독이 남용하지 말아야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연도별 심판합의 판정
연도=경기=신청수=번복횟수=번복률
2014=217=115=47=40.9%
2015=720=423=166=39.2%
2016=720=719=238=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