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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다.
한화의 이번 조치 핵심은 하나다. 더이상 김성근 감독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예전에 부여했던 권한들을 재빠르게 몰수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과 가까운 두명의 2군 코치를 내보냈고, 스카우트 파트에서도 몇 명과 계약해지를 하며 김성근 색깔을 지웠다. 이 과정에서 김감독에게 미리 언질을 주지 않았다. 2군 코칭스태프 등 난 자리에는 박종훈 단장이 물색한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다. 인사의 핵심은 인사권을 가진 사람의 의중이다. 이를 잘한 일, 못한 일로 규정지을 수 없다. 결과가 나쁠때 책임만 지면 된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달 굴욕적인 구단의 제안을 말없이 받아들였다. 예전같았으면 계약기간이 남았는데 재계약 언급을 미루고 권한을 대폭 제한하겠다는 얘기를 들었으면 잠자코 있진 않았을 것이다. 이미 자존심에 생채기가 난 상황에서 계속 몰아붙이는 프런트에 적잖이 실망한 상태다.
박종훈 단장 역시 속타기는 마찬가지다. 다가가려 해도 김 감독이 자꾸 피한다고 하소연이다. 예전이 비정상이고 지금이 정상이라고 강변한다.
김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박단장이)말로는 도와주겠다, 팀이 잘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하지만 결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외국인선수 영입 과정에 김 감독은 아무런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구단이 알아서 하기로 했고, 결정되면 그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하면 된다"고 말한다. 불편한 심기가 묻어난다. 외국인 투수 2명 영입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올해는 외부전력 수혈도 없다. 또 부상재활이나 수술후 재활 선수는 많다. 시즌 막판에 수술한 경우(권혁과 송창식 등)가 많아 내년 시즌 초반이 더 걱정이다. 일본에서 팔꿈치 수술을 한 송창식이 국내에서 수술을 한 권혁 보다는 수술 경과, 재활 진도가 약간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구단이 가지려는 육성 마인드, 젊은 팀 구축 등은 모든 구단이 꿈꾸는 사안이다. 하지만 이렇게 삐그덕거려선 2017시즌이 험난해 진다. 업무 결정 때문이 아니라 현장과 프런트간 일처리 과정에서 상하는 감정이 더 큰 문제다.
어차피 경기중 덕아웃에는 단장이 아닌 감독이 유니폼을 입고 들어간다. 한화는 긴시간 공과를 논한 뒤 어렵사리 김성근 감독의 유임을 결정했다. 도중에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일이 되는 쪽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