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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수상자 '0'이 말해주는 삼성의 현주소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12-14 11:22


삼성 이승엽이 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릴 2016 KBO 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두산 유희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2.13.

2016 KBO 시상식이 14일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도루상을 수상한 삼성 박해민이 동생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시상식에서는 정규시즌 MVP와 신인상 및 개인 부문별 1위 선수에 대한 시상이 진행된다.양재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14/

2016 KBO 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시상식 후 KIA 김주찬과 최형우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2.13.

페넌트레이스를 앞둔 프로야구 선수에게 시즌 목표를 물어보면, 대개 구체적인 수치를 피하려고 한다. 똑 부러지는 숫자가 담고 있는 중압감, 선언적 의미에 부담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주전급 선수 대다수가 슬쩍 흘리는 말이 있다.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포지션별 공수 최고의 선수에게 돌아가는 골든글러브. 사실 골든글러브에 언급이 생략된 목표가 모두 포함돼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수상자가 많다고 팀 전력이 좋다고 보긴 어려워도, 현재 팀 상황을 엿볼 수는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빈손으로 돌아섰다. 13일 열린 2016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이승엽(지명타자)과 구자욱(1루수), 이지영(포수), 박해민(외야수)이 후보에 올랐는데, 1명도 선택을 받지 못했다. 성적으로 봐도 수상이 쉽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예정된 결과였다. 이번 시즌 중심타자로 활약한 최형우가 외야수 부문 1위에 올랐지만, 현 소속팀 KIA 타이거즈 이름으로 받았다. 지난해에도 3루수 박석민이 '황금장갑' 가져갔는데, 시즌 직후 FA(자유계약선수)로 NC 다이노스에 이적해 삼성 소속이 아니었다. 2년 연속으로 벌어진 핵심 선수 유출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골든글러브 수상자수가 현재 팀 상황을 일정 부분 보여준다. 팀 성적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고,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기간에 5년 연속으로 수상자가 나왔다. 2011년 최형우(외야수)부터, 2012년 장원삼(투수) 이승엽(지명타자), 2013년 최형우(외야수), 2014년 박석민(3루수) 최형우(외야수) 이승엽(지명타자)이 수상대에 올랐다.

공교롭게 삼성이 KBO리그 10개팀 중 9위, 팀 출범 후 최악의 성적을 낸 올해는 수상자가 '0'다. 라이온즈 팬이나 삼성 구단 구성원 모두 서글픔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2016년 시상식이다.


2016 KBO 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KIA 김기태 감독과 김주찬 최형우 이범호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2.13/
1982년 프로야구 원년팀 삼성은 화려한 멤버에 '최고'를 지향하는 팀이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라이온즈는 주역이었다. 1982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 소속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총 66명. 압도적인 1위다. '야구명가' KIA 타이거즈(59명)를 비롯해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이상 41명), 두산 베어스(37명)와 격차가 크다. 2004년 삼성은 무려 6개의 골든글러브를 가져갔다. 1991년 해태 타이거즈와 함께 역대 한시즌 단일구단 최다 수상자다.

침체에 빠졌던 1992년과 1994년, 1995년, 2008~2010년, 삼성은 수상자없이 시상식을 보냈는데, 올해도 구경꾼 신세였다. 1년 뒤 삼성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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