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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에 34번 양보' 이홍구 "새 번호로 새 출발 합니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6-12-06 17:14


이홍구. 스포츠조선 DB

"새 번호 달게 됐으니 야구도 더 잘해야죠."

KIA 타이거즈 포수 이홍구(26)는 정든 등번호와 작별했다. 이홍구는 줄곧 34번을 달았었다. 그런데 KIA가 최형우를 영입하면서 번호 이동이 불가피해졌다. 최형우의 삼성 시절 등번호가 34번.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신의 등번호에 애착을 가진 경우가 많다. 특히 야구를 잘할 때 달았던 번호라면 더 그렇다. 등번호가 겹치게 되면서 양보한 쪽은 후배 이홍구였다.

최형우가 계약 이후 이홍구에게 연락을 했지만, 마무리캠프 때문에 일본에 있어 통화가 닿지 않았다. 그러던 중 최근 선수협 총회에서 이홍구를 직접 만나 부탁했고 등번호 변경이 성사됐다.

이홍구의 새 등번호는 27번이다. 과거 타이거즈의 강타자들이 가졌던 번호고, 선수 본인이 원했던 숫자이기도 하다. 이홍구는 "새 번호를 달게 됐으니 새로운 기분으로 더 잘해보고 싶다"고 했다.

올 시즌은 스스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지난해 홈런 12개를 치면서 거포형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남겼지만, 올해는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이었다. 무엇보다 수비 스트레스가 심했다. 포수는 공격보다 수비가 더 중요한 포지션이고, 이홍구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몇 번의 실수가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졌다. 몸이 위축되면서 마음만 더 조급해졌고, 그러다보니 자신있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그가 가장 후회하는 부분이다.

가벼운 훈련으로 몸 만들기에 들어간 이홍구는 "작년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스스로 부담이 컸던 것 같다. 여러모로 아쉬운 것이 많다"고 했다. 2년 동안 단맛과 쓴맛을 고루 맛봤으니 내년을 준비하는 각오는 당차다.

이홍구는 "내년에는 정말 마음 편하게 할 것이다.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대로, 하고 싶은 대로 편안하게 야구하고 싶다.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1년 후에 군대를 가야하는데, 후회 없이 가고 싶다. 올해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이라고 강조했다.

백용환이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다음 시즌에도 KIA의 포수 경쟁은 계속된다. 이홍구 앞에도 여전히 많은 기회가 있다. 아직 확실한 원톱 포수가 없다는 사실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다. 이홍구는 "코치님들도 마음껏 해보라고 하신다. 정말 준비 잘해서 좋은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희망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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