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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통증-스피드 저하. 삼성 알고도 우규민 영입했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12-06 09:46


◇LG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FA 우규민. 스포츠조선DB

FA우규민의 4년 65억원 삼성 입단에 놀란 목소리가 많다. 오를대로 오른 FA시장의 현실을 반영했다는 얘기, 이마저도 축소발표라는 얘기도 적지 않다.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삼성이 상당한 불안요소를 안고도 우규민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올해 허리통증과 스피드저하를 경험한 것을 인지하고도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입결정을 내렸다.

요즘 FA시장 돌아가는 행태라면 선발급 투수를 영입하는데 불안요소가 거의 없었다면 당연히 100억원대다. 65억원은 뭔가 흠결이 있다고 여겨질 정도다. 볼만 던질수 있다면 수십억원이 가능하고, 두자릿수 승수면 곧바로 50억원 이상을 부를 수 있는 이상 현상. 기이한 일이 매년 반복되면 이는 더이상 이상하지 않은 일상이다.

우규민의 허리통증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올해도 허리통증 때문에 엔트리를 들락날락했다. 132이닝 동안 6승11패, 평균자책점은 4.91이다. 평범하다. 웬만한 팀의 4, 5선발급 투수의 성적에도 미치지 못하는 승수지만 LG의 잔류 요청 뿐만 아니라 삼성의 러브콜도 받았다. 우규민은 kt에서도 관심이 있었다. 삼성과 kt가 달랐던 점은 몸값이었다.

kt는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은 어차피 큰 돈을 요구할 것이 뻔하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우규민은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이라 여겼지만 체감온도는 달랐다. 우규민의 희망액은 상상을 초월했다. kt에 비해 삼성은 조급했다. 팀성적은 9위로 처져 초비상이었고, 마운드는 붕괴됐고, 내부 FA차우찬은 떠나려하고 있었다. 삼성은 우규민을 영입하면서 FA협상 시작단계부터 영입시도를 했다고 강조했다.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다급한 팀사정이 아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삼성은 우규민의 적은 볼넷수(제구력이 좋다)와 땅볼 유도능력에 주목했다. 안정감있는 투수라는 뜻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을 때의 우규민은 말그대로 '안정감있는' 투수였다. 올해는 휘청대는 모습을 보였다. 우규민이 내년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마냥 낙관만 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규민의 직구 평균구속은 올해 134.8㎞를 기록했다. FA를 앞두고 이를 악물고 던졌지만 스피드 저하가 눈에 띈다. 지난해 평균구속은 137.5㎞였다. 몸상태를 어렴풋이 엿볼 수 있다. 삼성은 올해보다는 내년에 몸상태가 좀더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사진데이터베이스에서 우규민을 검색하면 유독 환호하는 타자가 많이 나온다. 2014년 11개의 피홈런, 지난해 13개, 올해는 16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잠실구장보다 좁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의 새로운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우규민의 발표액 65억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받을 수있는 순수 보장금액이다. 계약금 37억원에 연봉은 매년 7억원이다. 옵션이 빠진 금액이다. 65억원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면 연간 수억원의 옵션금액을 또 챙길 수 있다. 축소발표가 아니라도 최소 70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삼성 입단직후 김동환 삼성라이온즈 사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우규민. 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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