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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경쟁이 더 치열하다.
물론 비시즌이라고 해서 마냥 쉬는 시기는 아니다. 11월말 마무리캠프가 끝나고 대부분의 선수가 12월 한달간 휴식을 취하면서 몸만들기를 시작한다. 개인적인 장소에서 훈련을 하기도 하고, 구장에 출근하며 자율 훈련을 하는 선수들도 많다. 몇몇 여유가 있는 선수들은 따뜻한 외국으로 나간다.
팀 전체 스프링캠프 출발 시기가 미뤄지면서 생긴 온도 차도 있다. 스스로 준비해야 할 시기가 보름이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많은 선수들일수록 늦은 캠프 시작이 반갑다.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컨디션을 천천히 끌어올려 개막에 컨디션을 맞춘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다. 몸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선수들은 자체적으로 시기 조율에 들어가야 한다. 베테랑 선수 중에도 일찍 공을 만지기 시작해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케이스가 있다. 이 선수들은 뒤로 미뤄진 스프링캠프가 크게 달갑지는 않다.
또 노하우가 쌓이지 않은 어린 선수들도 자율 훈련 기간이 늘어난 만큼 책임감이 막중해졌다. 캠프가 2월에 시작되는 만큼 어느 정도 몸이 만들어져있어야 한다. 예년보다 훨씬 빨리 기술 훈련에 돌입하기 때문에 자칫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그래서 구단들도 캠프 장소 선정에 많은 고민을 했다. 예전처럼 미국을 거쳐 일본을 들어가는 게 일정상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야구장 선점 경쟁도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내년에는 미국에서만 캠프를 치르는 팀, 일본에서만 캠프를 치르는 팀으로 대부분 나뉜다.
WBC도 있다.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2월에 팀 훈련보다 대표팀 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게 된다.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라 컨디션 관리는 어렵지 않아도 개막 직전 대표팀 소집은 분명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일이다. 이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