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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포 외야수 최형우(33)가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최형우는 지난 2002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11시즌 동안 통산 타율 3할1푼4리, 234홈런, 911타점, 705득점을 수확했다.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건 올 시즌이다. 4번 타자로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6리(519타수 195안타), 31홈런, 144타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최다 안타, 타점 부문 1위, 타격 3관왕이다.
KIA는 이런 검증된 4번 타자를 영입하기 위해 100억원을 베팅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지만 여전히 건강하다는 점, 스윙 스피드가 느려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KIA는 최형우에 김주찬, 이범호, 나지완으로 막강한 중심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KIA는 최근 몇 년간 마땅한 해결사가 없어 고전했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도 클러치 능력이 떨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장에 나온 '타점왕' 최형우는 아주 매력적인 존재였다.
다만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에도 KIA가 발표한 금액이 사실인지, 의심의 목소리가 높다. 그간 최형우를 둘러싼 다양한 소문 때문이다.
먼저 최형우가 일찌감치 밝힌 FA 목표액이다. 그는 지난해 2월 전지훈련에서 "120억원을 받고 싶다"는 목소리를 당당히 냈다. 다른 FA들이 이미 엄청난 대접을 받은 상황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여기서 120억원은 A선수가 B구단과 FA 계약을 하며 받은 액수다. B구단은 축소된 액수로 발표했지만, 타 구단 선수들은 A가 120억원 안팎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액수를, 최형우가 기준으로 삼았다.
또 하나, 최근 최형우를 둘러싸고 나온 금액, 130억원이다. 지난 17일 15명의 FA들이 공시되고 삼성 고위 관계자가 "집토끼를 잡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23일까지 FA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최형우가 130억원을 원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삼성은 물론 여러 곳에서 흘러나온 액수다.
하지만 KIA가 100억원에 최형우를 잡았다는 공식 보도자료를 냈다. 계약금 40억원에, 연봉은 이 부문 1위 김태균(16억원·한화 이글스)보다 1억원 적은 15억원이다. 과연 이 금액이 맞을까.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C구단 관계자는 "삼성도 100억원이 넘는 액수를 제시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런데 KIA 발표액이 100억원이다. 쉽게 믿을 수 없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통큰 투자를 한 KIA는 내년 시즌 목표가 우승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몇 년간 2017년을 바라보며 리빌딩을 해온 타이거즈다. 과연 KIA느 최형우 영입효과를 볼 수 있을까. .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