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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뛰어라" 한화마운드 러닝열풍, 체질개선 가능할까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11-15 08:23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100m를 전력질주한 뒤 펑고 타구를 잡아내는 훈련. 한화 투수들이 가쁜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미야자키=박재호 기자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중인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캠프도 막바지다. 오는 26일이면 모든 일정이 끝난다. 교육리그부터 들어왔던 선수들은 16일과 18일 일부가 한국으로 돌아간다. 눈길을 사로잡는 쪽은 마운드 주축선수들이 대부분 합류한 투수조다.

투수조는 피칭보다는 러닝훈련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양한 러닝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야구장 4면을 합쳐놓은 복합구장 주변을 한바퀴 돌면 약 800m 이상을 뛰게 된다. 장거리 러닝과 단거리 러닝, 100m를 전력질주해 펑고 타구를 잡아내는 왕복훈련이 반복된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러닝량을 많이 늘렸다. 단단한 하체가 피칭밸런스를 잡는데 도움을 준다. 기본적으로 아프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훈련이다. 최근 3년은 이같은 훈련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 시기에 부상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의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투수들이 러닝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미야자키=박재호 기자
지난 2년간 많이 던진 권혁과 송창식은 시즌막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엔트리에서 빠졌다. 둘은 통증의 근본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쪽을 택했다. 비교적 간단하고 예후가 좋은 수술이라 재활보다는 수술로 가닥을 잡았다. 마무리 정우람은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다. 여기저기 다양한 부위에 약간의 통증을 안고 던졌다. 한국에 남아서 휴식과 몸만들기를 반복하고 있다. 캠프 훈련을 소화할 여건이 안된다.

홍남일 트레이닝 코치는 "이번 마무리캠프에서는 러닝훈련이 많다. 투수들 입장에선 힘들겠지만 이겨내야 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선수들 몸상태가 오히려 괜찮은 편이다. 수술할 선수들은 수술을 받았고, 윤규진 이태양 등 수술한지 1년이 넘어가는 선수들이 많다. 던지는데 필요한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 코치는 "이번 마무리캠프의 최대목적은 선수들에게 몸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있다. 제대로 몸을 만들어 두면 12월과 1월 휴식기(자율훈련 기간)에도 선수들이 알아서 몸을 챙기게 된다. 지금 만들어둔 몸이 아까워서라도 운동을 등한시 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은범은 "매일 뛰다보니 살이 점점 빠지고 있다(웃음). 지난해에 비하면 확실히 몸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정진 윤규진 송은범 배영수 심수창 등 베테랑 선수들이 훈련 분위기를 주도한다. 일반적으로 고참선수들은 마무리캠프에 오지 않으려 한다. 구단에서 강제로 참가시킬 수도 없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끝내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들은 목적과 의욕을 가지고 캠프에 임하고 있다. 느슨함이 녹아들 여지는 없다. 자연스럽게 장민재 이태양 김진영 등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자극을 주게 된다.

한화는 올시즌 줄부상으로 시즌을 망쳤다. 베스트전력으로 시즌을 시작하지 못했다. 합류전력은 기다려도 오지 않고 그사이 기존 선수들은 과부하로 하나둘씩 주저앉았다. 투수쪽이 더 심했다. 많은 뜀박질이 한화의 2017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미야자키(일본)=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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