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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황재균과 이대호, 롯데의 전략적인 위치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11-15 11:14


롯데 자이언츠는 FA 황재균이 팀을 떠날 경우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스포츠조선 DB

이번 FA 시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목표는 딱 하나다. 내부 FA 황재균과의 재계약을 우선시하고 있다.

황재균은 지난달 미국으로 건너가 플로리다의 한 트레이닝센터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잔류와 메이저리그 진출, 두 가지 선택 사항을 놓고 고민을 하고 있는 황재균은 오는 22일 현지에서 자신의 훈련 상황을 공개하는 쇼케이스를 벌일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문의가 쏟아져 날짜를 정해 기량을 파악할 수 있도록 훈련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황재균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롯데는 오프시즌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황재균을 대체할 타자를 찾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선발투수 영입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황재균과는 수시로 연락하고 있다. 쇼케이스는 에이전트가 잡아놓은 것인데 일단 지켜봐야 한다"며 "그쪽 얘기가 어떻게 풀리는지를 보고 국내 구단들과 협상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롯데는 이미 황재균과 계약에 관한 대략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태도를 보고 방향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단장은 "이미 언론 보도로 나왔지만, 재균이가 헐값에 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세워놓은 내용은 있지만 사실 얼마를 줘야 맞는지는 감이 잘 안온다"며 고민의 일면을 드러냈다.

황재균은 현지 언론의 평가가 비교적 좋은 편이다. 야후스포츠는 메이저리그 FA 순위에서 황재균을 25위에 올려놓았다. 올해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활약한 이대호가 93위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현지 평가는 긍정적이다. 29세의 나이에 공수주를 갖춘 3루수라는 점이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3루수 시장이 공급 부족인 것도 황재균에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란 이야기도 있다. 롯데는 황재균과의 접촉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황재균이 떠난다면 롯데는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 단장은 "황재균을 잡으면 외부 FA는 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못잡으면 다른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30홈런과 100타점을 때릴 수 있는 중심타자가 빠져나갈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FA 시장에서 그만한 타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최형우와 나지완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롯데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올 정규시즌서 최형우는 31홈런 144타점, 나지완은 25홈런 90타점을 각각 올렸다.

황재균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이대호의 선택에 롯데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황재균 재계약과는 별도로 롯데가 이대호의 국내 복귀에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시즌중에 나왔다. 현재 FA인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잔류, KBO리그 또는 일본 복귀 등 세 가지 방향을 모두 고려에 두고 있다. 지난달 31일 귀국 인터뷰에서 그는 "경기 출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고 했다. 조건도 맞아야 하겠지만 풀타임 선발을 보장하는 팀을 찾겠다는 것이다.

일단 원소속팀인 시애틀이 최근 오른손 1루수 요원 대니 발렌시아를 영입해 이대호와의 재계약은 물건너간 상황이다. 일본쪽에서는 중심 거포가 필요한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지바 롯데 마린스가 이대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스포츠닛폰은 14일 '이대호는 주전으로 기회를 주는 팀으로 가고 싶어한다. 메이저리그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라쿠텐과 지바 롯데가 이대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2년간 몸담았던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올초 이대호를 잡기 위해 거액을 준비했던 당시 태도가 크게 바뀌지는 않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대호와의 '거리'를 보면 롯데는 3순위다. 롯데는 이대호가 미국이나 일본 구단과의 협상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 단장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국내로 온다면 우리한테 오는게 상징적으로 맞지 않겠나. 올해 미국서 뛰었고,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올초 그만한 돈을 주겠다고 했다. 소프트뱅크서는 이대호가 없어서 재팬시리즈에 못 갔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가 국내 복귀를 선택한다면 협상 창구는 10개 구단에 모두 열려 있다.

롯데는 현재 황재균과 이대호, 양쪽에 모두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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