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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시장의 태풍급 변수, 이대호의 국내 복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11-14 11:23


시애틀 매리너스가 이대호와의 재계약을 원하고 있지만, 풀타임 주전을 원하는 이대호는 다른 기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9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홈런을 날린 이대호.

얼어붙은 FA 시장의 큰 변수, 이대호가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이별이 사실상 확정된 이대호. 한국 무대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FA 시장의 크나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해 이대호가 뛴 시애틀은 13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에슬레틱스 소속이던 대니 발렌시아를 영입했다. 우타자이자 1루수 요원. 이대호와 역할이 정확히 겹친다. 발렌시아의 영입은 시애틀이 이대호와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임을 알리는 것이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이대호의 가장 우선 순위는 메이저리그 잔류.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대호는 1루수든, 지명타자든 주전으로 풀타임을 뛸 수 있는 계약을 원하는데, 메이저리그 팀들이 이 조건으로 이대호를 영입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이대호 본인도 메이저 무대에 대해 "생각한 것보다 쉽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이에 발맞춰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이 이대호에게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지바 롯데 마린스와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이대호 영입을 원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전 소속팀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 하다.

하지만 이대호가 다시 일본 무대를 노크할 지 미지수다. 첫째, 이대호가 한국 무대 복귀를 원하는 자세를 조금씩 취하고 있다. 이대호는 강민호(롯데 자이언츠) 등 절친했던 동료들에게 한국 무대에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야구를 잘해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일본에서의 생활이 프로 선수로서 자존심 상할 수 있는 일이다. 둘째, 엄청난 돈 차이가 아니라면 굳이 일본에 갈 이유도 없다. 최근에는 한국 구단들의 처우도 매우 좋아졌고, 일본 엔화 가치가 과거에 비해 떨어지며 메리트가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셋째, 가족도 중요하다. 이대호는 2012년 첫 딸을 득녀했다. 곧 있으면 초등학교에 가야 할 나이다. 가정적인 이대호는 가족이 한국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향후 거취에 대해 "어디로 가든 최종 결정이 나면 알려드리겠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때문에 국내 구단들이 이대호에 대해 공개적 관심을 드러내기는 힘들다. 하지만 물밑에서 이대호의 행보를 체크하고 있다. 특히, 이대호의 고향인 롯데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경기력, 관중 동원력에 있어 롯데에 최고 카드가 될 수 있는 이대호다.

물론, 변수도 있다. 안그래도 FA 시장 거품 빼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이대호의 천문학적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구단이 나올지 미지수다. 이대호가 시장에 나온다면 최근 나오고 있는 100억원 계약 조건은 우스운 얘기가 될 수 있다.


어찌됐든 이대호가 한국프로야구 FA 시장에 나온다는 사실이 공표되면, 개장 후 잠잠한 FA 시장에 대형 태풍이 들이닥치는 모양새가 된다. 구단들의 선택과 전략이 달라질 수 있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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