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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박종훈 단장 "김성근 감독님 아픔 이해한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11-13 00:33


◇박종훈 한화 단장(오른쪽)이 12일 일본 미야자키 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김성근 감독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11일 선수단이 마무리훈련중인 일본 미야자키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곧바로 훈련장인 기요타케 종합운동공원을 찾은 박 단장은 김성근 감독부터 만났다. 12일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도 두 사람은 경기시작 직전까지 그라운드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박 단장은 "이번 미야자키 방문 목적은 딱 하나다.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한화는 이례적인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신임 단장에 KBO리그 첫 감독 출신 단장을 영입했다. 박 단장은 LG트윈스 감독, 고양 다이노스(NC2군) 육성본부장을 역임했다. 현장과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그러면서 김성근 감독은 1군 운영에 전념하고, 박 단장이 구단운영과 육성 등을 책임진다는 점을 보도자료에 명시했다. 사실상 김 감독의 권한을 제한했다.

국내프로야구 감독은 메이저리그와 달리 선수단 운영 전반에 감독의 의견이 짙게 녹아든다. 김성근 감독은 2014년 10월 한화로 오면서 일반적인 사령탑을 능가하는 전권을 부여받았다. 당장 이달부터 변화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사람사는 세상에 의견 대립이 아예 없을 수 없다. 더구나 야구는 불확실성의 스포츠다. 뭔가 결정을 내려야할 때마다 양측이 같은 쪽을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다.

박 단장은 "이제부터는 '우리' 이글스만 생각할 것이다. '나'도 '너'도 아닌 '우리'가 중요하다. 팀이 잘되게 하는 것에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에 대해선 먼저 다가갈 뜻을 분명히 했다. 두 사람은 1984년 OB에서 사제지간으로 인연을 맺었다.

박 단장은 "감독님의 마음을 헤아리고도 남는다. 속상하신 부분도 있으실 것이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많은 부분을 관장하셨던 분인데 변화가 당황스러우실 것이다. 하지만 감독님이 뭔가 생각이 있으시니까, 계획이 있으시니까 이런 구단의 결정도 수긍하신 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당신께서는 처절한 결정을 하신 것이다. 속상함을 뛰어넘는 결심이 있으실 거다. 그 마음과 계획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야자키에 오자마자 틈만나면 감독님과 얘기를 나누려 하는 것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구단이 본인에게 부여한 역할, 김성근 감독과 손을 잡고 팀을 떠받쳐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 단장은 "모든 팀에는 문화가 있다. 내가 있었던 팀들도 그랬고, 한화도 그렇다. 아직은 그 문화를 익혀가고 있는 단계다. 한화에 온 지 열흘도 안됐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 있어도 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적용시킬 수 없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 시점이다. 11월은 야구계에 현안이 쏟아지는 시기다. 코칭스태프, 특히 코치들이 들고난다. 최근엔 각 팀마다 코치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이동이 잦아도 적임자 코치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몇몇 인기 코치는 다년계약에 계약금, 억대연봉까지 제시해도 올까말까다. 한화도 코치 두세명을 더 뽑아야 한다.


어쩔수 없이 내보낼 선수도 추려야 한다. 보류선수 명단은 이달 25일이 제출 마감이다. 아픈 선수들은 수술이냐, 재활이냐를 결정한다. 박 단장은 오자마자 산적한 현안과 씨름중이다.

내년 한화의 가장 큰 고민인 외국인 선수 계약 건은 답이 나오지 않는다. 박 단장은 "기본적으로 감독님과 상의를 해야한다. 프런트에서 뽑은 용병을 무조건 쓰시라고 보내 드릴 수도, 감독님이 원하는 선수를 몸값에 상관없이 잡아드릴 수도 없다. 이미 각 구단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를 원하는 본인 뜻과 높은 몸값 때문에 재계약이 여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야자키(일본)=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를 찾은 박종훈 한화 단장이 지난 11일 선수단과 상견례를 하고 있다. 부임 8일만이다. 미야자키=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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